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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11.04본문
Part 01. 흰 돌의 증언
Chapter 10. 천사에 대하여
성경에는 천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마는, 천사가 어떻게 생겼는지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 천사를 만나본 적이 있습니까? 여러분은 꿈에 하얀 옷을 입은 사람과 신령한 이야기를 더러 나눈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천사가 아닙니다. 하나님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개개인에게 천사를 보내지 않습니다. 성모 마리아에게 천사가 찾아온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지시에 의한 것입니다.
천사란 하나님께서 부리는 영으로서, 구원 얻을 후사(後嗣)들을 위하여 섬기라고 보내는 것입니다.(히1:14) 천사는 쉽게 말해서 하나님의 심부름꾼으로, 하나님의 명령이 없이는 움직이지 않게 되어 있습니다. 만일 천사가 제 마음대로 움직인다면 하나님의 채찍을 받게 됩니다.(유1:6, 벧후2:4)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종을 상대로 역사하시므로,(암3:7) 천사도 하나님의 종들과 자주 접촉하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구원받을 후사를 위해서는 장본인 몰래 천사가 활동하기도 합니다.
가령 어떤 성도가 믿지 않는 많은 사람들과 풍랑을 만났다가 혼자 목숨을 건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천사가 도운 것입니다. 천사는 영체입니다. 그러므로 어디나 마음대로 무상출입할 수 있으며, 우리 앞에는 대체로 사람의 모습을 하고 나타납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람인 줄 알고 붙잡으려고 하면 온데간데없습니다. 일종의 ‘투명 인간’이라고나 할까요? 그야말로 도깨비에게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생각됩니다.
이렇게 영체를 갖고 있는 존재가 하나님과 마귀, 그리고 천사입니다. 주님도 지금은 하나님 우편에 영체로 계십니다. 주님 뿐만 아니라 순교자들도 지성소에 영체로 가 있으며, 우리도 주께서 다시 오실 때에는 영체로 홀연히 변화합니다.(고전15:51)
그런데 주님도 하늘에서 이 땅에 와 계신 33년 동안은 영체가 아니라, 육체를 갖고 계셨습니다. 그러므로 부자유스러운 생활을 하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옷도 입어야 하고, 음식도 잡수셔야 하고, 찌르면 피도 흘렸습니다. 육신을 입고 계시니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영체인 천사보다도 못한 처지에서 움직이셨습니다.
그래서 성경에는 이러한 주님을 가리켜 “천사보다 잠깐 동안 못하게 하심을 입은 자”(히2:9)라고 했습니다. 여기 ‘잠깐 동안’이란 33년을 가리킵니다. 즉 주님은 친히 지은 인간에게 고난을 받으러 오신 것입니다. 또 바울은 이것을 가리켜, “우리를 위해 저주받은 바 되었다.”(갈3:13)고 하였습니다.
이것을 모르고, 주님은 하나님의 아들이니까 못하는 일이 없었던 것으로 알았다가는 주님에 대해 오해하기 쉽습니다. 육을 입고 계실 때의 주님과 육을 벗어버린 주님은 하늘과 땅 만한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영체는 사람의 눈(육안)에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게 하려면 육적인 모습으로 화해야 합니다. 주께서 육을 벗은 후 갈릴리에 나타난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때 주님은 권능으로 잠깐 변장하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주님을 주님으로 알아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천사도 이렇게 나타나지만, 자연인(自然人)과는 물론 다릅니다.
여러분이 은혜를 받는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여러분은 불같이 뜨거운 은혜가 오는 것을 체험했을 것입니다. 또 현재 경험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불은 불같이 느껴질 뿐 불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슬 같은 은혜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때 실제로 이슬을 받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은혜를 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말씀에도 “내가 이스라엘에게 이슬 같으리니”(호14:5)라고 했습니다. 이슬이 아니라 ‘이슬 같다’는 것입니다. 즉 우리가 이슬이라고 느끼는 것은 감각이지, 실체(實體)는 아닙니다.
이 경우에 실체는 주의 피의 대가로 주시는 성령의 은사요, 또한 하나님으로부터 말미암은 것입니다. 그러니까 삼위일체를 이루어 성부, 성자, 성령이 하나가 됩니다. 즉 모두가 하나님에게서 나왔다가 하나님에게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진리는 하나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천사는 영체이기는 하지만 이 삼위의 어디에도 낄 수 없습니다. 천사는 하나님께서 부리는 바람과 불꽃의 역할을 하는데 그칩니다.(히1:7) 그러므로 이 시간에 바람이 휙 불어 닥쳤거나 불꽃이 번쩍 했다면 천사가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께서 천사보다 못한 존재로 이 땅에 오셨지만 지금은 육의 장막을 벗어버리고 천사를 부리는 영체로 돌아가신 것처럼, 우리도 육신을 벗어버리고 신령한 몸으로 홀연히 변한 후에는 천사를 부리게 됩니다.(고전6:3) 즉 천사보다 상위(上位)에 서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구원 얻을 후사’를 위해 천사로 하여금 섬기라고 보내는 것입니다.
천사가 이들을 부러워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광야에서 마귀를 물리친 주님을 천사들이 시중들고, 십자가를 지기 싫어하시는 주님을 천사가 나타나 ‘힘을 돕는’ 것입니다.(눅22:43)
계시록에 보면 이긴자의 이름을 천사들 앞에서 시인한다고 했습니다.(계3:5) 여기 ‘시인’이라는 말은 ‘소개’한다는 뜻입니다. 즉 주님이 이긴자를 천사들에게 소개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이긴자가 천사의 도움을 받아서 하나님의 일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천사는 이긴자가 나타나기 전에는 비교적 한가합니다. 그러나 이긴자가 나타난 후에는 사정이 달라집니다.
그는 주의 지시에 따라 십자가의 군병의 수를 채우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며, 따라서 ‘구원 얻을 후사’(히1:14)의 수가 단시일에 크게 늘게 되므로 천사들도 자연히 분주하게 마련입니다. 그리하여 하늘과 땅의 교류가 빈번해지고 그 범위가 크게 확대되었을 때,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그 군병의 수가 찼을 때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