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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09.23본문
Part 01. 흰 돌의 증언
Chapter 5. 24장로에 대하여
계시록에 보면 “내가 또 보니 보좌와 네 생물과 장로들 사이에 어린 양이 서 있는데,”(계5:6)라고 했습니다. 여기 인용한 이 말씀은 이미 책이 되어 나온 계시록 강해에 언급되어 있습니다마는, 오늘 이 자리에서 좀 더 상세히 보충해서 설명해 드리려고 합니다.
나는 가끔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성경에 보면 천국은 매우 호화찬란하게 묘사되어 있는데,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얼마 있으면 시들하게 보일 것이 아닙니까?” 참 지당한 질문입니다. 우리 인간에게는 ‘권태’라는 것이 있어서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곧 싫증을 느끼게 마련입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소유하지 못해 평소에 몹시 부러워하고 아쉬움을 느끼던 것을 막상 손에 넣어도 처음 한동안만 흡족하게 여길 뿐, 얼마 안 가서 면역이 생겨 별것 아니라고 여기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새것을 추구합니다. 가령 유행 같은 것이 자주 바뀌는 까닭도 이런 데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이런 질문을 합니다. “천국에 가면 땀 흘려 일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그렇게 되면 심심해서 어떻게 삽니까?” 이것도 그럴 듯한 질문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런 저런 걱정을 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땅 위에서 인간 본위의 생각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천국은 영의 세계이므로 우리네 육의 세계와는 전혀 다릅니다. 즉 이 지구라는 작은 땅덩어리에서의 행동 원리나 생활 감정이 180도로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천국은 소일거리가 없어 하품을 하고 있는 곳이 아닙니다. 천국이 그런 싱겁기 짝이 없는 곳이라면 왕이 되어도 반가울 이유가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천국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죄악 세상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이것은 천국이 많은 계층으로 나눠져 있는 것만 보더라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앞에 인용한 말씀에 나타나 있듯이, 천국의 제일 웃어른은 하나님이고 그 아래 주님, 그 다음에 이긴자가 각각 보좌에 앉게 되어 있습니다.(계3:21) 그 아래 네 생물이 있고 그 아래에 24장로가 있으니(계5:8) 여기서 벌써 다섯
계층이 갈라지게 됩니다.
그럼 그 다음 계층은 무엇일까요? 첫째 부활에 참여한 많은 왕의 반열입니다.(계21:4) 그러니까 왕의 위계만 해도 여섯 층입니다. 그러니 그 세계가 얼마나 어마어마한가를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 계층들 가운데 24장로에 대하여 상세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여호수아가 모세의 뒤를 이어 가나안 땅에 들어가 이방 원주민을 정복하고 맨 처음 착수한 일은 지파의 두령들에게 각각 땅(분깃)을 분배한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에게 제비를 뽑아 그 땅을 나누어 주게 하셨습니다.(수14:2) 이 경우에 크게 참작되는 것은 충성도(忠誠度)입니다.
즉 어느 지파에서 하나님을 얼마나 잘 섬기며, 기쁘게 했느냐에 따라 중앙의 넓은 분깃을 차지할 수도 있고, 변두리의 좁은 분깃 밖에 차례가 오지 않는 수도 있는 것입니다.
영의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구약은 과거에 지구의 한 모퉁이에서 일어난 이야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이루어질 일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즉 첫 언약(言約)은 다시 오는 하늘의 형상의 그림자입니다.
예를 들어, 모세와 여호수아의 이야기들은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현실을 하나의 그림자로서 대언하고 있습니다.(골2:17, 히10:1) 그리고 분깃을 나누는 가나안 땅의 고사(古事)는 앞으로 그 세계에서 이루어질 일을 예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나라에서는 14만 4천의 왕들이 많은 권속들을 거느리게 되는데, 그가 속한 반열에 따라 분깃을 받게 되며, 그 대표자가 곧 24장로이고 주의 지시에 의해 분깃을 나눠주는 자가 다름 아닌 이긴자입니다.(계2:26)
가나안 땅에서 12지파의 두령에게 분깃을 나눠준 것이 여호수아였던 것처럼, 그 나라에서는 이긴자가 이런 역할을 하게 됩니다. 모세가 그토록 가나안 땅에 들어가고 싶어 한 것은 자기 백성들에게 손수 이 분깃을 나눠주는 영광을 차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리고 여호수아가 12지파의 두목을 다스렸듯이, 이긴자는 24장로를 치리하게 됩니다. 이긴자를 괜히 주님과 같은 보좌에 앉혀 두는 것이 아닙니다.(계3:21) 또 여호수아에게 자기 몫의 분깃이 필요 없었듯이, 이긴자에게도 자기 분깃이 따로 필요 없습니다. 전체를 통틀어 거느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이긴자를 야전사령관으로 비유한다면 24장로는 사단장이라고나 할까요. 만일 이 경우에 24장로라는 왕의 두령급을 선정하여 분배하지 않고, 14만 4천의 왕에게 각각 분깃을 나눠주려면 번잡스러워 일하기 어렵습니다.
이것은 동화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성경에 근거를 두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주님이 제자들에게 모세와 엘리야의 모습을 보여 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마17:3) 그들은 죽어 없어진 것이 아니라 하늘나라에 지금도 살아 있습니다. 그 나라에 가면 만나볼 수 있습니다.
베드로나 바울도 만나보게 됩니다. 이 사람은 바울을 통하여 은혜를 받아 여기 오게 되고, 저 사람은 베드로를 통하여 성령을 받았구나, 하고 서로가 다 알게 됩니다.
그런데 육적인 열두 지파에 속한 수는 무수하지만, 영적인 열두 지파에 속하는 수는 정해져 있습니다.(계7:4) 이 신, 구약을 통틀어 열두 지파의 두령을 합쳐서 24장로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 24장로는 이긴자를 제외하고는 인간으로서 구속받은 자 중에서 가장 높은 서열에 속하며, 하나님의 기름부음을 받은 종(슥4:14)이 택하게 됩니다.
네 생물은 여호와께서 부리는 영, 곧 천사로, 그룹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에스겔서에 보면, 네 생물의 얼굴을 사람과 사자(獅子)와 소와 독수리로 비유하고(겔1:10) 이 생물을 그룹이라고 부르며,(겔10:20) 천사들의 활동에 대해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첫째 생물은 사자 같고, 둘째 생물은 송아지 같고, 셋째 생물은 사람 같고, 넷째 생물은 독수리 같다.”(계4:7)고 했습니다. 이 사자는 위력을 표시하고, 독수리는 통찰력을, 인간은 지력(智力)을, 그리고 소는 인내력을 각각 표시합니다.
네 생물은 네 천사장을 지칭한 것으로, 여기에는 가브리엘이나 미가엘 천사장을 비롯하여 위계가 높은 천사들이 속해 있습니다. 그러니까 성도가 심판하는 천사(고전6:3)는 네 생물보다 직위가 훨씬 낮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하늘나라는 그 상층 구조만 보더라도 매우 복잡하며, 그것은 지구상의 그것과 비교도 되지 않습니다. 그 판도의 크기나 화려함이나 또한 그 구조에 있어서 어마어마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