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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02.14본문
Part 02. 십자가는 살아 있다
Chapter 04. 성령은 이렇게 역사한다 (1)
1) 성령의 기능
인간을 가리켜 흔히 ‘만물의 영장’ 이라고 해서 마치 인간이 이 세상의 주인이나 되는 것처럼 생각한 나머지, 하나님까지도 부인, 또는 외면하는 폐단이 있는데, 이것은 이만저만한 인식 부족이 아닙니다. 인간은 어디까지나 피조물로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 지구 위에 인간이 살 수 있도록 마련해 주신 일정한 여건에 따라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가령 공기 같은 것도 그런 여건의 하나로, 만일 여호와께서 지구의 공기를 거둬 버리면 인간은 물론 파리 한 마리도 이 땅에 살 수 없게 됩니다. 저 하늘과 태양과 땅과 물, 곡식, 이 모든 것은 여호와께서 우리의 생존을 위해 마련해 주신 은총입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요긴한 이와 같은 은총에 곁들여,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는 성령의 은총까지도 주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엄청난 하나님의 사랑을 저버리기가 일쑤인 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특히 성령의 은총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일찍이 바울이 에베소에 와서, 신도들에게 “성령을 받았느냐?”고 물었을 때, 그들이 “우리는 성령이 무엇인지도 모른다.”고 대답한 적이 있는데, 2천 년이 지난 오늘에도 이런 몰지각한 일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실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독교의 생명은 성령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를 믿음 가운데 인도하는 것이 성령이고, 그 믿음을 키워 나가는 것도 성령입니다. 성경을 아는 것은 성령의 조화이며, 기도하는 것도 성령의 힘입니다. 그리고 우리를 죽음에서 건져내는 것도 역시 성령입니다.
그러므로 성령이 없으면 기독교는 사라지고 맙니다. 이 성령은 주님이 십자가에서 산 제물이 되심으로써 우리에게 보내 주신 하나님의 놀라운 은총입니다. 즉 그것은 피의 선물입니다. 그러기에 주께서는 “내가 떠나가는 것이 유익하다.”(요16:7)고 말씀했습니다.
그러나 영의 이런 깊은 내막을 알지 못한 베드로는 주께서 십자가에서 고난을 당하고 사흘 만에 살아나게 된다는 말을 듣고,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하지 않습니까?” 하고 간하였던 것입니다.(마16:22) 이것은 물론 제자로서 스승의 신변을 걱정해서 한 말이지만, 결국 하나님의 역사를 가로막는 소행이므로 베드로는 ‘사단’이라고까지 책망을 듣게 되었던 것입니다.
주님의 수제자가 이 모양이니, 그 밖의 사람들이야 말해 뭘 하겠습니까? 베드로는 주님의 놀라운 권능을 직접 보고 들었으므로, 그런 하나님의 아들이 십자가를 지고 여느 죄인들처럼 죽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만일 주님이 십자가를 지지 않으신다면 세상은 완전히 마귀의 소유로 끝나고 마는 것입니다.
“내가 아직도 너희에게 이를 것이 많으나, 지금은 너희가 감당치 못하리라. 그러나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요16:12) 이와 같이 주님은 지상에 계실 때 성령의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하셨습니다.
그런데 주님이 이 세상에 계실 때는 성령의 역사가 강하게 나타나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다른 사람은 다 주를 버려도 자기만은 버리지 않겠다고 맹세한 베드로가 세 번이나 주를 부인한 사실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주께서 승천하신 후에 불과 같은 성령을 받고 나서는 전도에 힘써 하루에 3천 명이나 주님에게로 인도하고, 일설에 의하면 십자가에 거꾸로 달려 순교했다고 합니다. 성령을 받기 전의 베드로와 받은 후의 베드로는 이렇게 천양지차가 있었던 것입니다.
2) 이긴자의 권세
바울은 자기가 맡은 직분이 모세의 것보다 더 크다고 말했습니다.(고후3:7) 우리가 언뜻 보면 지팡이로 홍해를 가른 모세의 권능은 사람들에게 안찰을 하여 성령을 부어 주는 은사보다 월등 큰 것 같지만, 모세는 파리 목숨 하나도 살릴 수 없었는데 비해 바울은 죽어 가는 뭇 심령들을 구원으로 인도했던 것입니다.
여러분은 주의 종을 통하여 성령을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은총인가를 알아야 합니다. 박사 학위를 몇 개씩 갖고 있는 교역자라 하더라도 그를 따르는 양떼들에게 신령한 꼴을 먹여 주지 못한다면, 다시 말해서 성령을 부어주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우리가 교회에 가는 것은 목사의 웅변을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굶주린 영의 창자를 채우기 위해서입니다. 우리의 이와 같은 현실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그 목자와 양떼들은 영적으로 남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만일 주님이 지금부터 2천 년 전에 십자가에서 운명하시고 그만이라면 나와 주님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따라서 주님은 사랑을 주장한 한 도학자에 불과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도덕적으로 완성의 단계에 이른 성인군자와 다릅니다. 그는 태어나기 수백 년 전에 그의 행적에 대해 많은 선지자의 입을 통하여 예언된 장본인으로, 예언대로 왔다가 예언대로 가신 하늘의 존재입니다. 그가 육을 입고 이 땅에 오신 것은 십자가에 달리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래야만 성령이 본격적으로 역사하여 마귀를 소탕하고 여호와의 뜻을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만일 주께서 죽지 않고 그냥 하늘에 올라갔다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 될 수 없고, 뭇 사람들에게 당신의 ‘피와 살’, 곧 보혜사 성령을 주실 수 없게 됩니다.
그러나 주님은 영원토록 살아서 우리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 매개체가 되는 것이 바로 성령입니다. 그리고 이 성령은 이를테면 주님의 분신입니다. 즉 성령이 주님이요, 주님이 성령이며, 하나님, 주님, 성령의 3자는 3위를 이루어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그리하여 성령을 내 안에 모시면 주와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요14:20)
주님이 승천하신 후에 성령을 받은 제자들과 백여 명의 문도들은 용기백배하여 주를 증거하였으며, 주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기꺼이 바치게 되었습니다. 이들이 곧 멜기세덱의 반열에 참여하는 하늘의 군대로, 아마겟돈 전쟁에 주님을 따라 종군해서 마귀를 완전히 소탕하게 됩니다.(계19:14-15) 하나님은 어느 누구보다도 이들을 원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현실적이라 당신에게 필요한 자만 귀히 보시지, 아무에게나 다 자비를 베푸시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자비하셔서 만민을 다 사랑하신다고 생각해서는 오해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6천 년 동안 역사하신 자취를 더듬어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극히 일부의 사람들에게만 역사하셨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만민을 구원하는 것보다 새 나라를 이룩하시는 것이 급선무이며, 새 나라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많은 수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14만 4천의 의로운 수가 차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호와에게 제일 필요한 수는 흰 세마포를 입은 주의 아내이지, 어린 양의 혼인 잔치에 초대되는 무수한 무리가 아닙니다.
그리하여 오늘날 이긴자로 하여금 그 모자라는 수를 채우는 역사가 이 땅에서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긴자가 주의 피 권세로 보혜사 성령을 부어 의로운 자를 다듬어 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가리켜 성경에 ‘빛나고 깨끗한 세마포를 입게 한다.’고 하였습니다.(계19:8)
주께서는 당신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다.”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주님의 말씀 그대로 이 피와 살을 먹고 마셔야 합니다.
어떻게? 그 피와 살이 이긴자를 통하여 생수로 내려, 뭇 사람들이 먹고 마시게 되어 있습니다.(계21:6-7)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그것이 이 단상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은혜 가운데 들어온 여러분이 복이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그 많은 교회를 옆에 두고 멀리서 이 자리에 모인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그 신령한 하늘의 은총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하늘에서는 여러분에게 내려 주는 이 은총의 강도를 차츰 늘여 왔으며, 또 앞으로도 늘여 갈 것입니다. 이것은 여러분이 지난날의 자취를 더듬어 보아도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처음에 말씀만 전하다가 얼마 지나서 안수를 시작하고, 그 후 또 시일이 어느 정도 지난 후에 눈 안찰을 시작하였으며, 다시 때를 기다렸다가 생수의 축복을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물론 내 마음대로 한 것이 아니라, 주의 지시에 따른 것이며, 여기서도 여러분은 은총을 베푸는 과정부터가 과거의 성령의 역사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모두가 하늘에서 하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