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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03.30본문
Part 03. 역사의 증인들
Chapter 11. 영화(榮華)의 심벌 솔로몬
1) 하나님의 종과 언약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 특히 하나님의 종은 하나님 본위로 살아야 합니다. 그러니까 그의 모든 움직임이 하나님 제일주의(第一主義)가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서운해 하시기 때문에 그 간구가 상달되지 않습니다.
모세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자 하나님의 신은 모세에게서 떠났으며,(민20:10-12) 삼손이 하나님 중심의 생활을 저버리자 역시 하나님의 은총이 끊겼습니다. 역대 하나님의 사람 가운데, 다윗만큼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린 종도 없습니다.
그는 인구 조사(삼하24:1)나 우리아의 아내와의 간음(삼하11:4) 등 불미스러운 일들이 없지 않았으나 하나님을 열심히 공경했으며, 그 잘못을 크게 뉘우쳐 회개의 눈물이 병에 가득 담길 정도였습니다.(시56:8)
그러므로 여호와께서는 솔로몬에게 당시의 법도와 명령을 아버지 다윗처럼 지킬 것을 당부하셨고, 그렇게 하면 솔로몬도 길이 영화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약속하셨던 것입니다.(왕상3:14)
다윗이 이스라엘을 40년 동안 다스리고 나서 아들 솔로몬에게 대를 물려주자, 여호와의 성전이 건축되기 전이므로 산당(山堂)에서 번제(燔祭)를 드렸더니, 밤에 여호와께서 꿈에 나타나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솔로몬이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을 다스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지혜를 주십사 하고 요구하니까, 하나님께서 이를 기특하게 여겼습니다. 솔로몬이 장수나 재물 같은 세속적인 것을 요구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일국의 국왕으로서 맡은 바 소임을 무난히 마칠 수 있을까 하는 사명감부터 앞세웠기 때문입니다.
이리하여 솔로몬은 하나님으로부터 남달리 뛰어난 지혜와 총명을 얻게 되었으며, 이 소문을 듣고 천하의 모든 왕들이 그 지혜를 들으러 모여들게 되었습니다.(왕상4:34) 유명한 시바의 여왕이 금은보화 등 많은 선물을 가지고 솔로몬을 찾아온 것도 이 때 일입니다.(왕상10:1)
하나님의 역사에서 솔로몬의 업적은 훌륭한 성전을 지은 데 있습니다. 18만의 인원을 동원하여 7년이나 걸려서 준공을 보게 된 이 성전은 당시에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총동원하여 지은 것으로 한 주일에 걸친 준공식을 겸한 화목제(和睦祭)에 소 2만 2천 마리와 양을 12만 마리나 드렸다는 사실만 보더라도(왕상8:63) 얼마나 성대한 축제였던가를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여호와께서는 흡족히 여기시고 이상 중에 솔로몬에게 나타나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이 전을 건축하니, 네가 만일 내 법도를 따르며 내 율례를 행하며 나의 모든 계명을 지켜 그대로 행하면 내가 네 아비 다윗에게 한 말을 네게 확실히 이룰 것이요, 내가 또한 이스라엘 자손 가운데 거하며 내 백성 이스라엘을 버리지 아니하리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왕상6:12-13)
그런데 이와 같이 여호와를 기쁘게 해 드린 솔로몬도 여자 때문에 여호와의 노여움을 사게 되었으니,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솔로몬이 애굽 바로의 딸 이외에 이방의 많은 여인을 사랑한 것까지는 하나님께서 열왕 중에서도 으뜸가는 부와 영화를 누리게 하셨으니 용납해 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 여자들 때문에 우상 숭배의 범죄에 빠지게 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으셨던 것입니다.
2) 하나님의 눈 밖에 난 솔로몬
솔로몬으로 말하면 역대 임금 가운데 영화의 극치에 이른 사람으로, 왕비가 700명이요, 후궁이 300명이나 되었습니다. 이쯤 되었으니, 말썽이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그런데 그 중에서 제일 큰 폐단은 이들 이방의 미녀들이 늙은 솔로몬에게 졸라 자기 나라 신(神)을 섬기게 된 일입니다.
성경은 이에 대하여 “솔로몬의 나이 늙을 때에, 왕비들이 그 마음을 돌이켜 다른 신들을 좇게 하였으므로,”(왕상11:4)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솔로몬이 모압 후비(后妃)의 간청을 들어 가증한 그모스를 위하여 예루살렘 앞산에 산당(山堂)을 지었더니(왕상11:7) 이번에는 암몬 후비가 샘을 내어 솔로몬에게 졸라 그 가증한 몰록을 섬기기 위해 역시 산당을 짓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다른 이방 후비들도 질세라 앞을 다투어 왕에게 졸라대므로, 누구 말은 듣고 누구 말은 안 들을 수 없어 또 그렇게 해주고, 이래서 저들은 각자 이스라엘의 궁중에서 자기네 신들에게 버젓이 분향을 하고 제사 드리며 법석을 떨었던 것입니다.(왕상11:8)
이 무슨 꼴불견입니까?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여호와 제일주의로 살지 못하고 사사로운 정에 쏠리면, 사단이 틈타 이런 결과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남달리 지혜로운 솔로몬이 눈앞에서 아양을 떠는 아내의 감언(甘言)에 귀를 기울이고 여호와를 멀리한 것은 삼손과 들릴라의 경우처럼 큰 실수였습니다. 이때 솔로몬은 자기 나름의 계산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즉 이방 신을 형식상 섬김으로써 이방인들의 환심을 사고 인기를 얻어 하나님의 기름부음을 받은 이스라엘 임금의 위신을 높여 여호와를 기쁘게 해 드리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솔로몬의 오산인 것이, 이방 신을 섬기는 것은 여호와께서 무엇보다도 싫어하시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솔로몬이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를 떠나므로 여호와께서 진노하여 이상 중에 나타나 말씀하였습니다. “이 나라를 네게서 빼앗아 네 신복(臣僕)에게 주리라. 그러나 네 아비 다윗을 위하여 네 세대에는 이를 행치 아니하고 네 아들의 손에서 빼앗으려니와, 오직 내가 이 나라를 다 빼앗지 아니하고 나의 종 다윗과 나의 뺀(택한) 예루살렘을 위하여 한 지파를 네 아들에게 주리라.”(왕상11:9-13)
솔로몬은 돌아가신 부왕 다윗의 덕에 자기 당대에 자기 나라를 잃지 않고, 아들 대에 와서 빼앗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호와께서는 다윗과 예루살렘을 위해 솔로몬에게 한 지파를 남겨 두겠다고 하셨습니다.
솔로몬이 여호와께 큰 범죄를 저질렀으나 이 정도로 관대한 처분을 받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만일 솔로몬이 진작 깨닫고, 자기를 곁길로 인도하는 여인을 제거해 주실 것을 하나님에게 간구했던들 국면은 많이 달라졌을 것입니다.
끝까지 여자의 꼬임에 빠져 여호와의 기대를 어김으로써 그는 그만 일을 망치고 말았습니다. 물론 솔로몬은 이 지경이 될 때까지도 한편으로는 여전히 여호와를 섬기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생각해 보십시오. 다른 신을 섬기면서 여호와께 이러저러하다고 고할 주제가 됩니까? 또 고한들 그 기도가 상달될 수 있겠습니까?
누구보다도 지혜로웠던 솔로몬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어떻게 하면 여호와를 기쁘게 해 드리고, 또 영광을 돌리게 되는지를 잘 몰랐습니다. 따라서 솔로몬의 성전은 일종의 폐가(廢家)와 다를 것이 없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제사를 받지 않으셨으니 말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여호와께 합당치 않은 일에 대해 인정사정을 보아서는 안 됩니다. 자기 하나의 움직임 여하에 따라 뭇 사람들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여기 나의 어머니도 앉아 계십니다마는, 나는 친어머니의 말도 때로는 매정하게 묵살해 버립니다.
나는 세상의 영화를 누리기 위해 사는 사람이 아닙니다. 또 인간에게 칭찬받기를 원치 않습니다. 주님도, “사람 중에 높임을 받는 것은 하나님 앞에 미움을 받는 것이니라.”(눅16:15)고 말씀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