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Part 02 - Chapter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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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11.08
[1권] Part 02 - Chapter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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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02. 성령의 검을 차고    

Chapter 18. 성령과 물과 피


 이 세상은 빛과 어둠, 의(義)와 불의, 소망과 절망, 사랑과 미움의 싸움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과 마귀가 인간을 가운데 놓고 대적해 온 지 6,000년이 되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인간들이 육으로 돌아가자 여호와께서는 인간과 함께 계시지 못하고 떠나신 다음, 인간을 사이에 두고 마귀와 싸우는 것이 인류의 역사(歷史)인 것입니다.  


 성경은 약 6,000년 전의 일부터 기록된 말씀으로, 6,000년 가운데 세례 요한 때까지는 주로 하나님께서 당신의 사람, 즉 선지자나 사사들을 통하여 역사해 왔으며, 모세의 율법도 여기에 큰  구실을 감당하였습니다. 그것은 사람들의 마음을 단속하여 여호와의 편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율법을 비롯하여 그 밖의 모든 규례는 세례 요한 때까지이며, 주님이 오시기 전에 요한이 베푼 것이 물세례이고 그 후로는 법도가 달라졌습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신 후에는 다른 보혜사 성령, 곧 진리의 성령이 오셔서 역사하게 되어 있으며 또 실제로 역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물의 세례와 피의 세례가 갈라지게 됩니다. 


 이와 같이 구약시대와 신약시대가 다 같이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지만, 하나님께서 한 가지 방법으로 마귀와 싸우는 것은 아닙니다. 세례만 해도 그렇습니다. 요한은 말하기를 “나는 물로 세례를 주거니와 내 뒤에 오시는 이는 성령으로 세례를 주신다.”(마3:11)고 하였습니다.


 세례 요한은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모태에서부터 성령이 충만했던 사람이고,(눅1:15) 말라기 선지자를 통해 하나님께서, “크고 두려운 날이 이르기 전에 엘리야를 보내겠다.”(말4:5)고 예언한 그 장본인이며, 하늘의 은사가 그를 통해서 물로 세례를 주는 것으로 내렸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율법 시대의 제사가 세례 요한 때에 와서 물세례로 바뀐 것입니다. 즉 사람들이 양이나 비둘기 같은 제물을 드리고 제사장을 통하여 죄 사함을 받은 것이 모세의 율법이었으며, 세례 요한은 물로 세례를 주어 사람들을 회개하도록 하여 하나님에게 인도하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말하자면 세례 요한은 구약시대와 신약시대의 중간에서 과도기적(過渡期的)인 역할을 한 것입니다. 세례 요한은 자기 자신을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라고 하였습니다. 그가 이와 같은 자기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환경도 여기 적응시켜 나가야 합니다. 


 그가 오랫동안 광야에서 살아오면서 연단을 받은 것은 이 때문이었습니다. 만일 그가 집안에서 곱게 자랐다면 어려운 자기 사명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는 약대 털옷을 입고 살았습니다. 이런 옷은 집안에서는 필요 없습니다. 


 광야에서 살면 비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이나 추운 날이 많을 터이므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입는 옷으로는 당해 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엘리야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쫓겨 살면서 광야에서 자고 먹으며 빈궁한 생활을 하였습니다. 두 사람 다 광야 생활을 한 것이 공통됩니다. 요한이 엘리야의 분신이므로 두 사람은 서로 닮아 있습니다.


 세례 요한은 광야에서 하나님과 교류하는 가운데 자기가 해야할 사명을 완수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하여 지시를 받았습니다. 그가 물세례를 준 것도 결코 자기 마음대로 한 일이 아니고 하나님의 지시에 따른 것입니다.(요1:33) 세례 요한은 물론 자기의 위치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 치고 자기가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는 자기 뒤에 메시아가 나타난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분이 어디 있는 누구라는 구체적인 내용만은 몰랐습니다. 만일 메시아가 나사렛 동네의 자기 친척 되는 예수라는 것을 미리 알았던들 자주 찾아가 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여호와께서 비밀에 부쳤습니다. 


  혹시 사전에 요한이 입을 섣불리 놀려 마귀에게 알려지면 낭패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세례 요한도 메시아가 실제로 누구인지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비둘기같이 성령이 그 머리 위에 임하는 것을 목격하고 나서야 비로소 자기가 증거할 메시아가 이분이구나 하고 알아차렸던 것입니다.(요1:33)


 세례 요한은 교권을 잡은 제사장의 아들이요, 집안 살림도 넉넉하여, 이를테면 상류 계급의 명사로 꼽힐 만한 존재이므로 그가 물세례를 줄 때 그의 주위에 모여든 많은 무리들도 당시에 상류층에 속하는 부유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세례 요한은 이들에게 자기를 따르라고 조용히 권면하기는커녕 오히려 처음부터 “독사의 무리들아, 회개하라!”(마3:7)고 때렸습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도 아무도 끽소리 한 번 못하였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요한의 위세에 눌려, “당신이 오리라 한 메시아십니까?”(요1:19-20) 하고 물어볼 정도였습니다.


 이때 여호와께서 요한에게 준 것은 어떤 율례나 법도가 아니라, 물로 세례를 주는 은사였습니다. 여호와께서는 요한이 세례 주는 그 물을 성스러운 물로 변화시켜 역사하셨던 것입니다.


 세례 요한은 사람들이 자기를 보고 “당신이 메시아가 아닙니까?”하고 물어 왔을 때, 여호와의 큰 종이다 하고 뽐내지 않고 겸손하게, 자기는 나중 오실 메시아의 그림자요, 그분의 신을 풀기도 감당치 못하겠다고 대답하였습니다. 


 훌륭한 집안에 태어나고 성령도 충만하여 얼마든지 뽐낼 수도 있는 세례 요한이었지만, 여호와께서 그로 하여금 광야 생활을 시키면서 연단을 하는 가운데 교만한 마음을 싹 빼 버렸던 것입니다. 주님이 오시기까지 6개월 동안 쓰시기 위해 여호와께서는 이렇게 오랫동안 미리 준비하였으나, 그래도 요한은 온전치 못하여 주님을 의심했던 것입니다.(마11:3) 이와 같이 어려운 것이 하나님의 종의 직분입니다.


 요한의 세대에는 여호와께서 물로 은총을 내렸습니다. 즉 세례 요한은 물세례를 주어 종전의 율법을 그만큼 변혁시켰습니다. 그리하여 제사장들에게 제물을 들고 가서 여호와에게 제사 지내던 사람들이, 심지어 제사장 자신들까지도 세례 요한에게 와서 물세례를 받았습니다.


 율법시대에 선지자나 사사들이 받고 움직이던 성령이나, 요한이 받고 물세례를 베풀던 성령이나, 십자가를 지시고 부활 승천하여 보내 주신 성령이나 다 하나님의 것입니다. “증거하는 이는 셋인데, 성령과 물과 피니, 셋이 합쳐서 하나”(요5:8)란 이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다만 성령의 세례와 물의 세례와 피의 세례의 은혜가 각각 다르고 법도도 다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사람이 나타나면 그때마다 법도에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제사법이나 그 밖의 모든 것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예컨대 세례 요한의 경우가 그렇고, 사도 바울의 경우도 그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