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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5.11본문
Part 01. 생명으로 이르는 길
Chapter 9. 주님의 행적(行蹟) -1
1) 예언은 이렇게 응해졌다
하나님과 함께 우주의 창업에 동참한 주께서 육신의 옷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어떻게 움직일 것이라는 상세한 내막에 대한 것은 구약시대에 이미 큰 선지자들의 입을 통하여 예언되었습니다. 이런 예언들은 모두가 그대로 이루어졌으나 그것은 결코 땅 위에서 스스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그 예언을 이루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예언은 구약성경에 여기저기 단편적으로 끼어 있었기 때문에, 주님은 그 구절들이 당신 자신을 두고 한 말인 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여느 사람들은 성경을 읽고도 잘 알지 못하였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비밀을 이처럼 조심스럽게 간수하여 마귀가 지배하는 세상에 함부로 터뜨리지 못하게 하였던 것입니다.
주께서는 이 땅에 예언 그대로 오셔서 3년 동안 하늘의 도를 전하였지만 큰 성과는 거두지 못하였습니다. 주님이 큰 기사와 이적을 행하면서 신령한 말씀을 전할 때 물론 수많은 무리들이 따르기는 했지만, 그 동기는 거의가 육적인 타산에 있었으며, 끝까지 주님을 따른 무리는 500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고전15:6) 그나마 주께서 세상을 떠난 후에는 거의 다 흩어져 버렸습니다.
이것은 주께서 부활하신 후에 보낸 성령을 힘입어 하루에 3천 명을 회개시킨 베드로의 경우와 비교하면 너무나 큰 차이라고 하겠습니다. 여기서도 우리는 승리하신 보혈의 권능이 얼마나 위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님에 대한 예언 중에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말씀이 이사야 서에 나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사7:14)는 말씀입니다. 임마누엘이라는 말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한다’는 뜻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주님은 하나님의 영이 처녀 마리아와 함께 하여 태어난 하나님의 아들로서, 그 뜻을 따르는 자들도 하나님의 은총 가운데 함께 거하게 되는 그런 존재임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미가서에 보면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 족속 중에 작을지라도,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내게로 나올 것이라.”(미5:2) 즉 베들레헴에서 이스라엘을 다스릴 왕이 태어난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메시아가 오면 나라를 로마의 압박에서 건져내어 통치하는 임금이 될 줄로 생각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그러나 메시아는 왕은 왕이지만, 그가 다스리는 나라는 이 땅이 아닌 것입니다.
다음에 주님에 대하여 예언한 대목을 한 가지만 더 들어보겠습니다. 호세아서에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어렸을 때에 내가 사랑하여 내 아들을 애굽에서 불러내었거늘.”(호11:1-2) 이것은 주님이 어릴 때 애굽에 갔다가 돌아올 것을 예언한 말씀입니다.
이상 주님에 대한 몇 가지 중요한 예언의 말씀을 요약해 보면, 주께서 처녀의 몸에서 베들레헴에 태어나며, 애굽에 가기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예언이 그대로 들어맞아야 비로소 메시아라는 것이 입증되며, 그렇지 않으면 아무도 메시아라고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뜻이 올바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불가불 이 예언의 말씀이 짝이 맞아떨어지도록 하늘에서 움직여 주셔야 합니다.
하늘에서 먼저 하실 일은 하나님의 영으로 잉태할 만한 처녀를 물색하는 것입니다. 이 처녀는 할례를 받은 하나님의 백성, 곧 다른 피가 섞이지 않은 이스라엘 민족의 딸이라야 하며, 정결하고 믿음이 독실해야함은 물론입니다.
그런데 주님이 메시아임을 증거해 주는 길 예비자 엘리야가 먼저 와야 하므로 이 점도 아울러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말4:5) 그리하여 여호와께서는 가브리엘 천사장을 보내어 적당한 사람을 물색하도록 하였습니다.(눅1:9) 여기서 주님의 길 예비자의 어머니로 택함을 받은 것은 하나님을 가까이 섬기는 제사장 사가랴의 아내 엘리사벳이었으며, 이 사실을 천사는 사가랴에게 알렸던 것입니다.(눅1:13)
그러자 사가랴는 깜짝 놀라고 곧이듣지 않았지만, 일은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만일 엘리사벳이 유부녀가 아니라 처녀라면 어떻게 될까요? 그렇게 되면 뱃속에서 태어난 세례 요한과 메시아를 혼동하여 큰 혼란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제 가브리엘 천사는 메시아를 낳을 수 있는 처녀를 물색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은 자칫하면 사람을 생죽음으로 몰아넣는 결과를 빚게 되므로 신중을 기해야만 하였습니다. 당시에 처녀가 아이를 배면 무조건 끌어다가 돌로 쳐 죽이는 것이 하나의 법도였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천사는 이와 같은 봉변도 능히 피할 수 있는 착실한 요셉의 약혼녀 마리아를 택하고 그 뜻을 마리아에게 알렸던 것입니다.
마리아는 깜짝 놀라 “나는 사내를 알지 못하니 어찌 그런 일이 있사오리까?”하고 천사에게 반문하였습니다. 천사가 “하나님은 능치 못하심이 없느니라.”하고 말하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하고 마리아가 천사의 말을 받아들이자 그녀는 성령으로 수태하였던 것입니다.
한편 약혼녀가 자기 몰래 배가 부른 사실을 알게 된 요셉은 고민하던 끝에 조용히 파혼하기로 마음을 작정했습니다. 그때 천사가 요셉에게 현몽하여, “다윗의 자손 요셉아, 네 아내 마리아 데려오기를 무서워 말라. 저에게 잉태된 자는 성령으로 된 것이라.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마1:20-21) 하고 타이르자 모든 의심이 사라지고 오히려 영광스럽게 여겼습니다.
한편 마리아는 일가인 늙은 엘리사벳이 아이를 뱄다는 천사의 말을 듣고 급히 엘리사벳을 만나러 갔습니다. 그러자 엘리사벳은 뱃속에서 아기가 뛰놀고, 성령이 충만하여 마리아에게 주의 모친이 된 것을 축복하였습니다. 모두가 하늘에서 미리 계산한 일입니다. 만일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집안 여자가 아니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처녀가 아이를 뱄다고 해서 상종하려 들지도 않을 것입니다.
다음은 예언의 말씀대로 주님께서 요셉이 사는 나사렛동네가 아니라 멀리 베들레헴에서 태어나도록 하늘에서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그래서 여호와께서는 당시의 가이사 아구스도로 하여금 영을 내려 본적지에 가서 일제히 호적을 하게 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다윗의 26대 자손인 요셉도 불가불 정혼한 마리아와 함께 본적지인 베들레헴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하여 주님에게 예언의 말씀이 그대로 응해지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주님이 애굽으로 가는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요셉은 목수일을 하여 푼푼이 모아 둔 돈은 이미 여비로 다 써버렸으므로 머나먼 애굽으로 가고 싶어도 노자가 없어 갈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늘에서 동방 박사들을 움직여 그 노자를 마련해 주도록 하였습니다. 즉 이들이 멀리서 별을 따라 메시아를 찾아와서 선물한 황금과 유황과 물약은 팔아서 노자를 쓰고도 남는 귀중품이었던 것입니다.
하늘에서는 이와 같이 충분한 노자를 마련해 준 다음에, 유대 땅에 또 한사람의 왕이 났다는 말을 동방 박사들로부터 전해들은 헤롯왕으로 하여금 나라 안에 있는 두 살 아래 사내아이를 모조리 잡아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게 하고 나서, 요셉에게 천사가 현몽하여 애굽으로 피신할 것을 지시하였습니다.
이때 만일 요셉이 본래 순진한 사람이 못되어 이 꿈을 인간의 머리로 풀어서 달리 해석한다면 이 역시 하나님의 일이 수포로 돌아가고 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요셉이라는 인간의 성품도 천사가 다 살펴서 택했던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하늘에서 지상에 분주히 움직일 때에 사는 백성들은 복이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말라기 선지 때부터 세례 요한 때까지 430년 동안, 하늘에서 선지자를 보내지 않고 하늘문을 닫아버린 시대에 사는 백성들은 여간 불행한 것이 아닙니다.
이들이 지상에서 아무리 목이 터지도록 하나님을 불러도 하늘에 상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때에는 하늘에서 지상의 일에 대하여 관여할 필요가 없게 되므로 시종 침묵을 지키게 마련입니다. “하나님이 가까이 있을 때 찾으라.”(사55:6)는 말씀은 이를 가리키는 것이며, 하나님이 종으로 부리는 선지자를 만나는 것이 복이 있는 소치가 여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