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권] Part 01 - Chapter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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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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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01. 승리의 십자가 아래서

Chapter 07. 영의 싸움

 

인간은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신의 지배를 받게 마련입니다. 다시 말해서 사람은 성령이 아니면 악령에게 속하게 되어 있으며,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중간은 있을 수 없습니다. 빛과 어둠은 인간을 사이에 두고 끊임없이 싸우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인간에게는 평화가 없습니다. 어둠에 속한 자에게는 빛이 간섭하고, 빛에 속한 자에게는 어둠이 침투하니 말입니다.

 

왜 빛과 어둠, 즉 성령과 악령은 인간을 사이에 두고 싸울까요? 이 두 영체는 매우 강력하여 직접 부딪치면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피차 상처가 크기 때문에 인간을 앞잡이로 내세우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은 물론이고 마귀도 인간을 필요로 합니다.

 

물론 인간을 처음에 지으신 것은 하나님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을 대신해서 마귀와 싸우게 하려고 인간을 지으신 것입니다. 이것을 마귀가 모를 리가 없습니다. 따라서 마귀도 잠자코 구경만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인간(아담, 하와)을 꾀어 자기편으로 만들어 버렸으며, 그 후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마귀의 편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하나님께서는 잃었던 인간을 되찾는 작업을 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여기서 하나님과 마귀와 인간의 삼각관계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은 인간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고 부탁을 하십니다. 아담, 하와를 비롯하여 노아와 아브라함과 모세와 그밖에 많은 종들에게 부탁해왔으며, 오늘날 이긴자에게도 물론 부탁하고 계십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부탁하는 데서 기독교가 성립합니다. 그 부탁한 일이 이루어지면 하나님은 기뻐하시고, 이루어지지 않으면 노하십니다. 이 점은 마귀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를 막론하고 하나님을 멀리하면 마귀를 가까이하게 되고, 마귀를 멀리하면 하나님을 가까이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하여 마귀에게 속하는 것을 하나님은 악으로 정죄하지만, 마귀는 선으로 간주합니다. 그리고 한번 성령의 인침을 받은 자가 마귀에게 속하면 전보다 7배나 마귀의 지배를 받게 됩니다.(12:45) 영의 문제는 이렇게 무서운 것입니다.

 

인간은 자기 자신의 영적인 위치를 잘 모릅니다. 즉 인간은 언제나 어떤 신의 지배를 받고 있으면서도 그런 줄 모르고 자기는 자유로운 존재로 자처하고 있습니다. 교회에 나가고 싶으면 나가고, 낮잠을 자고 싶으면 자는 줄로 알고 있지만, 그 배후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이 조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일 신이 없다면 인간은 자유로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본래가 부자유스러운 존재입니다. 숙명적으로 신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성령과 악령은 저마다 인간을 사이에 두고 자기 소유로 하기 위해 항상 노리고 있습니다. 인간에게서 고뇌와 번거로움이 떠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마치 큰 나라 사이에 낀 작은 나라에 평화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어느 한 나라가 아주 빼앗아 버리면 차라리 평온을 누리게 됩니다.

 

영의 세계도 이와 비슷합니다. 성령과 악령이 언제나 인간을 중간에 두고 서로 싸우므로, 어느 한쪽이 완전히 패할 때까지는 마음의 평화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이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독교의 원리는 간단합니다. 마귀가 지배하는 인간을 하나님께서 지배하시려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마귀의 앞잡이 노릇하던 자가 죽어서 음부에 가게 되면 그곳에서는 쌍수로 환영하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은 지상에서 마귀가 발등상 되어 하나님의 오랜 숙원이 이루어지는 것을 무엇보다도 싫어하고, 성령의 역사에 속한 사람들은 그것을 손꼽아 고대하는 것입니다.(6:10-12)

 

음부란 문자 그대로 어두컴컴한 숨 막히는 곳이 아닙니다. 그곳은 광대한 마귀의 세계로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이곳을 박살내는 때가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하늘 군병에 의해서입니다. 이들이 입는 세마포는 일종의 전투복으로, 마치 흰 옷에 유리가루를 뿌린 것처럼 반짝거려 그 찬란한 빛이 무기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옷은 몸에 걸친다기보다는 몸을 에워쌈으로써 주와 방불한 형상을 갖게 됩니다. 이들은 어린 양의 생명책에 기록된 자로서, 그 밖의 사람은 마귀의 편에 속하여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은 빛과 어둠으로 성립되어 있습니다. 빛 가운데 있는 사람은 자연히 어둠에서 벗어나게 되고, 어둠 속에 있는 자는 자연히 빛에서 떠나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기독교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빛만 강조하고 어둠의 존재를 무시하거나 등한시해 왔습니다. 그러므로 한쪽만 알고, 다른 한쪽을 알지 못하는 폐단이 만들어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