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권] Part 04 - Chapter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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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01.19
[5권] Part 04 - Chapter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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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04. 예루살렘의 별    

Chapter 29. 이긴자의 철장



여러분은 계시록에 나오는 이긴자에 대해 이제는 어느 정도 짐작이 가겠지만, 그 권세가 워낙 엄청나기 때문에 아직 실감이 덜 날지 모르겠습니다. 이긴자를 증거하는 나도 아닌 게 아니라 때로는 어리둥절하기도 합니다. 


계시록 2장 26절에 보면 “이기는 자와 끝까지 내 일을 지키는 그에게 만국을 다스리는 권세를 주리니” 했습니다. 이 말씀에 대해서는 계시록 강해에서 대충 설명했습니다마는, 오늘은 좀 더 상세히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사도 요한이 이상 중에 하늘나라에 가보니, 하나님의 오른 손에 인봉한 책이 놓여 있는데, 주님은 보이지 않고 책을 펴볼 사람도 없어 요한은 원통한 나머지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계 5:4) 왜 사도 요한은 이렇게까지 원통해 했을까요?  


여러분이 아시는 바와 같이, 주님의 제자들은 주께서 그 크신 권능으로 이스라엘을 독립시켜 왕위에 오르면 저마다 한 자리씩 하려고 했습니다.(마20:21 참조) 그런데 차츰 알고 보니, 주님은 그들이 기대하는 그런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베드로가 열두 제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일동을 대신하여 물었습니다.


“주님, 우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오늘까지 주님을 열심히 따라왔는데, 대가가 무엇입니까?” 이것은 터놓고 말하면, 주님은 왕이 되지 않는 모양인데, 그렇다면 우리는 감투 하나 얻어 쓰지 못하게 될 테니 지금까지 고생한 보람이 없지 않습니까, 하는 항의나 마찬가지 입니다. 베드로의 처지에서 보면 오랫동안 마음에 새겨 둔 의문을 벼르고 별러서 터트린 말이지만, 수제자의 체통을 스스로 깨는 질문이라고 하겠습니다. 주님이 대답했습니다.   


“내가 다시 와서 영광의 보좌에 앉을 때, 너희도 열두 보좌에 앉아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다스리게 하마.”(마19:28) 이 언약에 대해 베드로를 비롯하여 제자들은 불만이었습니다. 주님의 약속은 요컨대 “내 가 죽은 다음에 보자.”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부활을 믿지 못하는 제자들에게 이런 언약이 탐탁했을 리가 만무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언약에 한 가닥 소망이나마 걸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도 요한이 이상 중에 하늘나라에 가보니, 주님의 모습은 눈에 뜨이지도 않았습니다. 요한은 “내가 괜히 한 평생 하나님의 아들을 따릅네 하고 헛고생을 했구나!” 하고 후회 막심했습니다. 그러니 억울하여 울음이 솟구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장로 한 사람의 입에서, “유다 지파의 사자(獅子), 다윗의 뿌리가 이기었으니, 이 책의 일곱 인을 떼시리라.”(계5:5)는 말이 떨어지자 주님이 천사와 24장로들의 호위를 받으며 나타난 것을 보고, 사도 요한은 비로소 “옳거니! 주님의 언약은 그대로 이루어지겠구나.” 하고 마음을 놓았던 것입니다.


주님은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육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당신 의 옥체를 찢기심으로 말미암아 이렇게 영광의 보좌에 앉게 된 것 입니다.(히5:9-10) 만일 주께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십자가를 지시지 않고 그대로 홀연히 변하여 승천하였다면 하나님의 아들이라 할 지라도 ‘멜기세덱의 대제사장’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긴자가 끝까지 당신의 일을 지키면 만국을 다스리는 권세를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계2:26) 여기서 말하는 주의 일이란 하늘 군병의 수(14만 4천)를 채우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러므로 설사 이긴자로서 주의 택함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 일을 이루지 못하면 ‘만국을 다스릴 철장’은 주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이긴자란 요컨대 주께서 당신 대신에 해야 할 일을 맡아 달라고 세운 종입니다. 주님은 하늘나라를 이루실 때까지 하나님 대신 역 사하시고, 이긴자는 하늘 군대의 편성을 마칠 때까지 주님 대신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 필요한 재료는 주께서 주십니다. ‘흰 돌’이니 ‘생수’니 하는 것이 그 재료입니다.   


그러니까 주님은 하늘의 십자군을 편성하려는 당신의 뜻을 이 긴자가 이런 재료를 갖고 이뤄주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주님께서 이긴자에게 일일이 지시하고 간섭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이 경우에 이긴자가 주님께 “왜 그렇게 하라고 하십니까?”하고 이의(異 議)를 제기하거나, “그건 저로서는 못하겠습니다.” 하고 감히 거절할 수 없습니다.만일 그랬다가는 즉시 은혜에서 떨어지고 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거기에는 절대 복종이 있을 뿐, “왜?”라는 딴 이 유가 있을 수 없습니다. 


‘만국을 다스릴 권세’는 물론 주의 것이지만, 주께서 이긴자를 통하여 행사하시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세상에서 대통령이 자기 권한의 일부를 국무총리에게 내주어 대행하게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긴자에게는 권세와 동시에 막중한 책임이 따르기 때문 에, 그 소임을 다하면 책임을 완수한 대가로 하늘나라에서 주의 보좌에 함께 앉게 됩니다.(계3:21)


여호수아가 하나님의 지시에 따라 가나안 땅에 들어가 육적 이스라엘의 두령들에게 분깃을 나눠 준 것처럼, 이긴자는 주의 지시에 따라 그 세계에서 영적 이스라엘의 왕들의 서열을 정하게 되어 있습니다.(계3:12 참조) 그러므로 이 경우에 이긴자를 따르며 함께 고생한 권속들에게도 자연히 응분의 혜택이 돌아가게 됩니다.


주께서 세운 이긴자라고 해서 무조건 특권을 베푸는 것이 아닙니다. 그가 맡은 사명을 다하지 못했을 때 그는 ‘이긴자’이기는 하지만, 개인으로서 그 반열에 참여하는 데 불과한 것입니다. 이긴자면 뭘 합니까? “독불장군은 없다.”는 세상 말대로, 그는 혼자서는 아무 일도 못합니다. 


그는 따르는 권속들과 혼연 일체가 되어 호흡을 같이해야만 ‘주의 일’을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만 일 권속들이 모세를 따르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원망과 불평이 나 하고 이긴자를 밀어 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결과는 빤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역사에서 마귀는 영도자 하나만 꺾으면 그것으로 승 리를 거두게 마련입니다. 원 줄기가 쓰러지면 가지가 뻗어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전등이 수만 개 있어도 발전소에서 전기를 끄면 그 전등은 촛불만도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바울이 ‘주의 일’을 하기 위해 온갖 고난을 무릅쓰고 불철주야로 애쓴 것은 이런 하나님의 섭리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달릴 데까지 다 달려가 사도들보다도 많은 일을 했습니다. 즉 하늘 군병을 가장 많이 배출시켰던 것입니다. 딴 것은 필요 없습니다. 이것이 주의 종의 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