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정보
DATE. 2024.01.28본문
Part 05. 저 높은 곳을 향하여
Chapter 44. 영의 세계에 대하여
우리는 지금 육을 입고 이 세상을 살아가므로 영의 세계를 이야기해도 좀처럼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동화처럼 들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육의 입장에서 영의 세계를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 눈으로 보는 이 삼라만상보다 훨씬 광대무변하고 호화찬란한 영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알기 쉽게 비유해서 ― 이 비유는 적당치 못하지만 ― 가령 이 세계를 아프리카 산악지대의 미개한 원시 사회라고 친다면, 그 세계는 문명이 고도로 발달된 미국과 같은 사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의 세계도 육의 세계와 비슷한 면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육의 세계는 영의 세계의 그림자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 규모나 그 아름다움, 그 복됨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엄청난 것이 다를 뿐입니다.
여러분은 흔히 천국 또는 천당이라고 부르는 그 세계에 가면 어떻게 살아갈까, 하나님을 모시고 생명 과일을 따먹으며 밤낮 찬송이나 부르고 살아갈까, 그렇다면 너무 싱겁지 않는가, 하고 궁금하게 생각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 나라는 그렇게 단조로운 곳이 아닙니다. 다스리는 임금만 해도 자그마치 14만 4천명이나 되는 세계입니다. 여러분, 이 세상에서 지금 임금, 그러니까 국가 원수가 몇 명이나 됩니까? 기껏해야 140명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것 하나만 보더라도, 그 세계가 얼마나 어마어마한가를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곳은 아담, 하와가 살던 에덴동산과도 전혀 다릅니다. 그 많은 왕이 다스리는 세계는 동산 정도로는 수용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물론 하나님이 주관하는 영의 세계이고, 마귀가 주관하는 영의 세계도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2층천이 그것입니다. 이 세계도 용을 위시하여 많은 계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세계도 굉장히 크지만, 모든 것이 하나님의 나라와는 정반대입니다. 요컨대 하나는 빛의 세계요, 하나는 어둠의 세계입니다.
하나님은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어 아담을 지으셨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렇게 표현한 것이지, 실제로 조각가처럼 흙으로 사람의 형상을 빚고 하나님께서 거기에 입김을 휙 불어넣은 것은 아닙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생기와 흙의 요소가 합쳐진 것임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혼과 육을 가진 것이 인간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생기는 인간의 혼으로 화하고, 흙의 요소는 육으로 화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이 죽어서 분해되면 육은 흙으로 돌아가고, 혼은 각각 갈 데로 가게 마련입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지으신 것은 아득히 먼 옛날이며, 하나님이 인간을 통해 역사하기 시작한 것이 지금부터 약 6천 년 전입니다. 이때 비로소 인지가 발달하여 하나님이 인간과 상종하기 시작하고, 따라서 문명이 싹튼 것입니다.
하나님이 흙으로 인간을 지으신 것과 동정녀 마리아를 통해 주님을 탄생시킨 것은 같은 원리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러니까 똑같이 하나님의 생기를 흙에 부어 지으신 것입니다. 마리아의 육은 본래 흙이었으니까요.
그럼 땅에 오신 예수와 우리 인간은 어떻게 다를까요? 그의 혼은 흠과 티가 없으나, 우리의 혼은 흠과 티가 많습니다. 만일 우리의 혼이 100% 깨끗해진다면 땅에 계시던 예수와 같은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예수는 창조주로서(창1:26) 인간의 육을 입고 잠시 땅에 오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에게도 이목구비와 오장육부가 고루 갖춰져 있고, 시장기와 목마름과 슬픔과 기쁨을 느꼈습니다.
그는 화도 내시고 울기도 하였습니다. 다만 한 가지 주님에게는 아담이 따먹은 선악과의 독소가 섞이지 않았다는 것이 다를 뿐입니다. 즉 육은 같으나, 영이 다른 것입니다. 우리의 영에는 하나님의 것과 마귀의 것이 섞여 있으나, 주님의 영에는 마귀의 것이 섞여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인간 속에 깃들어 있는 당신의 것을 찾으려고 하십니다. 깨끗하건 더럽건 간에 근원은 당신에게서 나왔으니까요. 그런데 하나님이 계신 곳에는 깨끗한 것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 깨끗한 그 세계를 더러운 것이 흐려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 땅을 회복하실 때 깨끗한 영을 되찾고 불결한 것은 버립니다. 하나님은 되도록 당신의 것을 많이 건지기 위해, 그 영을 정결하게 만들려고 힘쓰고 계십니다. 그래서 선지자를 보내고, 독생자를 보내고, 또 이긴자까지 보낸 것입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천국은 우선 위로 하나님을 위시하여 서열이 많습니다.(마11:11, 18:4 참조) 그리고 이들 백성에게는 각자 족보가 있어, 어느 시대, 어디서 몇 해 살고, 은혜 생활을 어떻게 했다는 것까지 모조리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하여 영적으로 이루어진 대로의 모습을 띄게 됩니다. 따라서 세상에 있을 때의 생김새와 전혀 다르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 나라에서는 각자 영의 눈이 띄어 영적인 모습과 세상에 있을 때의 육적인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저 분은 내 남편, 이 자식은 내 아들이었는데, 여기서는 이렇게 다르구나 하고 다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들이 그 나라에서 높은 지위에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여간 섭섭하지 않을 것입니다.
왕의 반열에 해당하는 영들은 주께서 직접 호명하여 영광의 보좌에 앉힙니다. 그러므로 자연히 서열이 정해지게 마련입니다. 이때 호명을 기다리는 자의 조바심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이들 14만 4천을 일일이 호명하는 것만도 세상 시간으로 치면 굉장히 오래 걸립니다. 그러니 심판대에서 한 사람씩 양과 염소를 가를 때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겠습니까?
그러나 그 세계는 그런 시간관념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지루한 느낌을 주지 않습니다. 심판 받는 당사자는 자다가 깨어나니 심판대 앞에 선 느낌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창세 이후의 모든 사람들이 각자 14만 4천의 법정에서 심판을 받게 됩니다. 이때의 총지휘자가 주님입니다.
그리고 지옥도 죄상대로 가게 됩니다. 우리는 지옥이 불 구렁텅이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에,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큰 용광로 같은 것을 연상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비유입니다. 지옥이란 요컨대 고통을 주는 장소입니다. 우리는 지금 인간의 탈을 쓰고 있으므로 지옥을 우습게 알지만, 마귀의 편에 선 사람은 하나님과 마귀와 싸우는 규례상 어쩔 수 없이 그곳으로 가게 마련입니다.
나는 이상 중에 본 영의 세계에 대해 대충 여러분에게 말씀드렸습니다. 여러분이 조만간 가야 할 곳입니다. 설마 여러분은 내가 정말 보았는지, 또 보았다고 하더라도 그대로 되는 건지,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느냐고 귀 밖으로 듣지는 않겠지요?
“믿는 자에게는 보증으로 성신을 준다.”(고후1:22)고 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이나 주님을 눈으로 볼 수는 없으나, 성신이 임재한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과 주님이 살아서 역사하고 계시다는 보증입니다.
영의 세계를 깊이 알면 심각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그 세계를 잘 모르니까, 태평스럽게 주님을 위해 힘도 별로 기울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영의 세계를 알면 세상 것에 재미를 하나도 느끼지 못합니다. 그 대표적인 주의 종이 바울입니다.
그는 달려갈 길을 다 달려가고, 자기에게 남은 것은 생명의 면류관뿐이라고 하면서, 그 나라에 가기를 갈망하다가 순교했던 것입니다. 지금도 지성소에서는 바울을 위시하여 의로운 영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하루 속히 하나님의 뜻이 지상에서 이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