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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11.23본문
Part 03. 이기는 그 날까지
Chapter 22. 영광의 반열(1)
나는 영광스러운 멜기세덱의 반열에 대해 좀 더 상세히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멜기세덱은 하나님의 말씀 중에서도 가장 소중한 개념입니다. 멜기세덱은 지금부터 약 4천 년 전 아브라함과 같은 시대에 실제로 살았던 인물이지만, 그 행적에 대해 성경에 별로 기록되어 있지 않으므로 신학자들도 잘 모르고 있습니다.
멜기세덱은 이미 말씀드린 바와 같이, 육적으로 말하면 살렘 왕이요, 영적으로 말하자면 “의(義)의 왕이요, 아비도 없고 어미도 없고 족보도 없고 시작도 없고 끝도 없어 하나님의 아들과 방불하며 영원한 제사장”(히7:2-3)입니다. 죄인은 ‘의의 왕’이 될 수 없으며, 따라서 이것은 지상의 왕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흔히 어진 임금을 성군(聖君)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세상 사람들이 지상의 인덕을 기준으로 평가한 것으로, 그도 죄인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리고 ‘평강의 왕’도 그렇습니다. 평강이란 마음에 화평을 이루어 흔들림이 없다는 뜻인데, 세상에는 이런 임금이 있을 수 없습니다. 땅에서 최고의 부귀와 영화를 누린 솔로몬도 늘 마음이 어지러워 잠시도 평강을 누리지 못했습니다.
다음에 영적인 멜기세덱은 아비도 어미도 족보도 시작도 끝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는 하늘의 존재, 즉 알파요 오메가인 주님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은 이 멜기세덱에게 십일조를 바치고, 멜기세덱은 아브라함에게 축복을 했습니다. 즉 아브라함은 육적인 물질을 드리고 멜기세덱은 영적인 축복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으로 말하면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서는 단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가장 큰 인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멜기세덱에게 십일조를 바치고 축복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바치는 아브라함과 받는 멜기세덱은 어느 쪽이 더 큰 인물입니까? 물론 멜기세덱입니다. 그럼 어째서 하나님은 믿음의 조상으로 멜기세덱을 삼지 않고 아브라함을 세웠을까요?
아브라함과 멜기세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즉 아브라함이 없으면 멜기세덱은 축복을 할 수 없고, 멜기세덱이 없으면 아브라함은 십일조를 바칠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 이처럼 물질을 바치려면 하나님을 대신해서 받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믿음의 조상으로서 하나님의 택함을 받은 가장 뛰어난 인물인 아브라함에게도 따로 제사장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인물로 보면 아브라함보다 못하지만, 멜기세덱을 아브라함보다 높은 직분인 제사장으로 세운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은 멜기세덱을 통하여 영광을 받으신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정식으로 제사장을 세우신 것은 모세 때 율법을 선포한 이후의 일이었습니다. 율법 없이 제사장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처음 제사장이 바로 레위 지파에 속하는 아론입니다. 그 후 대대로 제사장은 아론의 후손에서 배출되었으며, 이를 가리켜 ‘아론의 반열’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멜기세덱의 위치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멜기세덱은 물론 아론보다 수백 년 이전 사람이며, 하나님에 의해 제사장의 직분을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성경상으로 보면 맨 처음 제사장은 멜기세덱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론을 처음 제사장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멜기세덱은 전혀 다른 제사장입니다. 하나님께서 앞을 내다보시고 주님의 그림자로서 미리 선정한 분이 곧 멜기세덱입니다. 그리하여 주님은 장차 영원한 멜기세덱의 제사장이 되기로 정해진 존재입니다.(시110:4)
그럼 무엇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번거롭게 아론의 반열에 속하는 제사장의 직분 이외에 다른 직분을 제정하였을까요? 아론의 반열에 속하는 구약 시대의 제사장들은 죄인이라 하나님께 온전한 제사를 드릴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성경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레위 계통의 제사 직분으로 말미암아 온전함을 얻을 수 있었으면, 어찌하여 아론의 반차를 좇지 않고 멜기세덱의 반차를 좇는 별다른 한 제사장을 세울 필요가 있느뇨?”(히7:11)
이렇게 멜기세덱의 대제사장인 주님을 좇아서 제사장이 될 수 있는 반열이 있습니다. 그것이 멜기세덱의 반열입니다. 하나님의 선지자들과 신구약 시대 순교자들이 그 반열에 속하는 제사장들인 것입니다.(계20:4-6)
여러분은 지금 이 은혜 가운데 부름을 받아 멜기세덱의 반열에 참여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그것은 그 기회가 여러분에게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이 멜기세덱의 반열에 속하는 자는 영광을 드리는 위치가 아니라, 영광을 받는 제사장의 직분을 갖게 됩니다.(계20:6) 주께서 처음으로 멜기세덱의 대제사장이 되어 우리에게 그 반열에 속할 수 있는 길을 터놓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