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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5.23본문
Part 04. 좁은 문을 두드려라
Chapter 35. 하나님의 사람과 하나님의 백성
내가 말하는 하나님의 사람이란 하나님과 직접 간접으로 교류하면서 특별한 지시를 받아 움직이는 종들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의 큰 일꾼들을 가리킵니다. 예를 들어, 구약 시대의 아브라함, 야곱, 모세, 다윗 등과 같은 종들과, 신약 시대의 바울, 베드로와 같은 사도나, 이른바 마지막 때의 이긴자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이들은 하나님께서 들어 쓰시는 심부름꾼으로,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사람과 다를 것 없지만, 영의 세계에서는 그 비중이 전혀 다릅니다. 그들은 인덕이 높은 성인군자도 아니며, 사람들에게 세상의 지혜와 지식을 가르치는 스승도 아닙니다. 그러니까 지덕(知德)에 있어서는 별로 뛰어나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남달리 용맹하여 외적을 단칼에 무찌르는 영웅이나 호걸도 못되며, 변설에 뛰어나 말 한 마디로 남을 울렸다 웃겼다 하는 웅변가도 아닙니다. 그들은 인간적으로 볼 때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약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아내가 죽자 슬피 울었으며, 야곱은 속임수를 써서 형으로부터 하나님의 축복을 빼앗았습니다.
우리가 위대한 하나님의 종으로 알고 일종의 두려움마저 느끼는 모세도 이방 여인을 취하고, 백성들의 불평과 원망으로 마음이 격해지자 이를 참지 못하고 하나님께 영광이 되지 못하는 망령된 말을 하여 하나님의 분노를 사기도 했던 것입니다.(민20:12)
그리고 다윗으로 말하면, 영의 세계에 제일 깊이 들어가 주님에 관해 신령한 예언을 많이 했지만, 그 소행은 결코 아름답기만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부하의 아내를 겁탈했으며,(삼하11:21) 자기 힘으로 하나님의 일을 추진하기 위해 이스라엘의 인구조사를 지시한 불찰로 말미암아 하나님으로부터 받아야 할 형벌을 백성들에게 돌려 7만 명의 희생자를 내기도 했습니다.(삼하24:15)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이 모든 잘못을 눈감아 주시고, 솔로몬에게 “네가 만일 네 아비 다윗의 행함같이, 마음을 온전히 하고 바르게 하여 내 앞에서 행하여, 내가 네게 명한 대로 온갖 것을 순종하여 나의 법도와 율례를 지키면,”(왕상9:4) 하나님께서는 아비 다윗에게 허락한 것처럼 이스라엘 왕위를 영원히 견고케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다윗을 믿음의 모범으로 간주하였던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종의 죄에 대하여 어떻게 여기시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죄에 대해 너그러우신 것은 물론 아니지만, 죄로 당신의 사람의 믿음을 척량하시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만일 다윗과 같은 하나님의 사람이 아니고, 일반 하나님의 백성이었다면 이렇게 우대를 받을 수 있을까요? 없습니다. 법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내 말을 듣고 어떤 분은 하나님의 처사가 공의롭지 못하다고 불평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일을 위해 당신의 사람에게 베푸는 일종의 특혜로, 그에게는 일반 신도의 법도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이 남의 아내를 취했을 때 응분의 벌을 내리기는 했으나, 당신의 백성이 범죄했다면 돌로 쳐 죽였을 그 죄를 사해 주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이 되고 안 되는 것은 하나님의 뜻에 의해 결정되는 일이며, 본인의 힘으로 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힘이 미치는 영역을 훨씬 벗어난 하나님의 소관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이 역사 가운데 부름을 받은 것만 해도 그렇습니다.
오늘날 하나님을 공경하는 수억의 인구 중에서 여러분이 잘나고 똑똑해서 이 은총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역사에 부름을 받지 못한 다른 사람들이 하나님에게 항의할 수 있습니까? 안 될 말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기독교에는 인력으로 어떻게도 할 수 없는 숙명적인 면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이 지닌 인간적인 약점은 신약 시대에 들어와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세례 요한은 주님을 의심하고, 베드로는 주님의 수제자이면서도 주님을 세 번이나 부인했으며, 야고보와 요한은 허영이 많아 어머니를 통해 감투 운동을 했습니다.(마20:21) 이와 같이 성경은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해서 치켜세우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약점까지도 정직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인간이 무엇인가를 잘 드러내 보여주는 성경 기자의 성실성에 탄복하게 됩니다. 즉 인간은 누구를 막론하고 불완전하여, 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성경은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존경하여 마지않는 성인군자라고 해서 예외일 수 없습니다.
아니 이들이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것 자체가 하나님으로서는 못마땅한 것입니다.(눅16:15) 하나님의 안목으로 볼 때 범죄한 아담, 하와 이후의 인간은 한결같이 영적인 불구자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인간의 적나라(赤裸裸)한 모습이며, 하나님의 눈에 비친 참된 인간상(人間象)입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당신의 사람을 통하여 당신의 백성들에게 끊임없이 역사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하나님의 백성을 위해 필요하며,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사람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전해 듣고, 또 은혜도 받습니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는 구약 시대에는 이스라엘 민족에게 은혜를 베풀고, 신약 시대에는 문호를 개방하여 범세계적으로 은혜를 베풀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럼 신약 시대에 와서는 하나님의 백성이 없어졌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또 다른 보혜사 성령을 보내어 영적 이스라엘 백성을 형성하고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성령을 받은 자마다 영적인 새 이스라엘 백성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구약 시대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나님의 선민으로서 야곱의 자손 12지파를 통하여 이스라엘 민족을 형성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이스라엘 민족 개개인을 다 당신의 백성으로 삼으신 것은 아닙니다. 선지자를 내세워 그를 통해 부분적으로 역사하였습니다. 그러기에 이사야는 “너희는 여호와를 만날 만한 때에 찾고, 가까이 계실 때에 부르라.”(사55:6)고 가르쳤습니다.
신약 시대도 성령이 역사하는 범위가 넓어졌을 뿐, 성령을 받은 자만이 참된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것입니다. 그럼 그밖에 많은 백성들은 어떻게 될까요? 이들은 하나님과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들 중에서 하늘의 군대를 편성하여 하늘나라를 이룩하자니,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