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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11.16본문
Part 03. 이기는 그 날까지
Chapter 17. 막달라 마리아의 믿음
육을 가진 인간으로 영계(靈界)를 알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너무나 우리와 동떨어진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이 영계의 문을 여는 열쇠의 하나로서 우리에게는 성경이 주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그 세계에 이르기에는 어딘가 좀 미흡합니다. 우리가 성령의 세례를 받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아니 우리가 성경을 올바로 이해하는 데도 성령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그리하여 성령은 영의 세계를 아는 길잡이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직 성령이 내리지 않고 있던 주님 당시에(요7:39) 제자들의 믿음이 형편없는 것도 별로 탓할 것이 못됩니다. 그들은 저마다 속셈이 있어서, 즉 주님이 로마의 압제에서 나라를 되찾으면 한 자리 하겠다는 감투욕에서 주님을 따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들은 5병2어의 기적을 눈으로 보고 놀라워했으나, 주님 최대의 기적인 부활은 믿지 않았습니다. 제자들이 이 모양이니 당시에 누가 부활을 믿을 수 있었겠습니까? 부활은커녕, 주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도 긴가민가하여 얼른 믿어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러한 그들이 주께서 무참히 잡혀 죽었을 때 얼마나 실망했겠습니까? 그들이 스승의 무덤을 찾을 엄두도 내지 않았다는 사실이 모든 것을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주님의 무덤을 찾은 것은 막달라 마리아였습니다. 그러니까 그녀의 믿음은 제자들보다 앞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리아가 주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하고 부활을 믿었었다면 마땅히 주님의 지시대로 갈릴리에 가서 기다려야 했을 것입니다.(마26:32) 그래도 생전의 인연을 생각해서 이 정도의 정성이나마 기울였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가장 높은 수준의 믿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녀를 주께서 얼마나 기특하게 여기고 또 얼마나 신임했던가는 성경에 기록된 몇 가지 주님의 행적으로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주께서 부활하신 다음에 제일 먼저 당신의 모습을 나타내 보인 사람이 막달라 마리아였습니다. 즉 주님은 마리아를 통하여 제자들에게 당신의 부활을 증거하게 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제자들보다도 오히려 그녀를 더 소중히 여긴 것입니다.
그러니 제자들의 꼴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아니 주님은 도대체 우리를 어떻게 여기는가?”하고 슬그머니 분통을 터뜨릴 만도 한 일입니다. 아무튼 그만큼 마리아에 대한 주님의 신임이 두터운 반면에, 제자들을 믿음직스럽게 여기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 말을 뒤집으면, 마리아는 주님 생전에 주님을 잘 섬기고, 제자들은 주님을 섭섭하게 했다는 뜻도 됩니다.
둘째로는 주님이 승천하신 곳이 바로 막달라 마리아가 살고 있는 베다니라는 동네 앞이었습니다.(눅24:50) 즉 주님은 마리아를 생각해서 하고많은 장소 가운데서 이곳을 승천하는 장소로 택한 것입니다. 이것을 보더라도 그녀가 당시에 주님을 제일 잘 믿고 섬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셋째로 막달라 마리아의 오라비 나사로가 병들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주님은 전도를 중단하고 그녀의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이것은 실로 파격적인 대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제자의 부친이 죽었을 때, 잠깐 가서 장사를 치르고 오겠다고 주님께 허락을 구하자,
“죽은 자들로 저희 죽은 자를 장사하게 하고 너는 나를 좇으라.”(마8:22)고 하신 주님이, 나사로가 병들었다는 말을 듣고 곧 그 집을 찾아가신 것은 평소에 마리아의 오라비로서 그를 무척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주께서 제자들에게 당신의 복음을 전할 때, 마리아의 이야기도 곁들여 달라고 당부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마리아는 그만큼 신앙에 있어서 훌륭한 여성이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