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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11.16본문
Part 03. 이기는 그 날까지
Chapter 21. 유월절에 대하여
우리는 하나님께서 살아 계신 줄 알고는 있지만, 이것을 실감하는 때가 흔치 않습니다. 성경을 보면 구약 시대에는 하나님께서 시대마다 많은 선지자들을 내세워 여러 모로 역사한 것을 알 수 있으나, 신약 시대에 와서는 사도 시대 이후 간간이, 그나마 매우 드물게 불과 같은 한 증거의 성령으로 역사해 왔으므로, 여간해서는 하나님이 살아 계신 증거를 피부로 느끼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지금부터 6천 년 전에 인간과 교류하기 시작한 후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줄곧 역사하고 계신 것입니다. 그 중에서 오늘은 하나님이 당신의 사람 모세를 통하여 역사한 행적을 다시 살펴보려고 합니다.
지금부터 약 3,500년 전 이스라엘 민족을 애굽에서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고 율법을 반포한 것이 이 모세 때입니다. 나는 이제,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바로(왕)의 압박에서 벗어나게 했을 때 하나님께서 어떻게 역사하였는가를 좀 더 상세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것은 오늘날 주께서 일일이 간섭하고 살피시는 우리의 새 역사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당시에 애굽에 가서 400여 년 뒤에 살고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약 150만으로, 애굽 인구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을 애굽인의 압제에서 가나안 땅으로 인도해 내기 위해 애굽의 바로에게 모세를 보내었으며, 모세가 하나님의 사람임을 보여 주기 위해 지팡이를 던져 뱀이 되는 기적을 행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바로는 눈 하나 까딱하지 않으므로 이번에는 열 가지 재앙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즉 강물을 피로 변하게도 하고, 개구리가 온 애굽 땅을 뒤덮게도 하고, 애굽 땅의 티끌이 다 이가 되게도 하고, 애굽 땅에 파리 떼가 까맣게 덤벼들게도 하고, 전국의 가축을 다 몰살시키기도 하고, 재가 온 애굽의 티끌이 되어 사람들에게 부스럼을 내기도 하고,
주먹만 한 우박을 내려 전 애굽을 두들겨 패기도 하고, 메뚜기가 전국을 덮어 땅이 보이지 않게도 하고, 심지어 3일 동안 애굽 땅을 암흑천지로 만들어 지척을 분간할 수 없게 만들기도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바로는 이처럼 호되게 당하고도 모세를 불러 기껏 한다는 소리가, “너희가 기르던 소나 양은 다 애굽에 그냥 두고, 몸만 이 땅에서 빠져나가라.”(출10:24)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열 번째로 내린 재앙이 애굽의 모든 장자(長子)를 모조리 죽여 버린 것입니다.(출12:29) 이것은 가장 무자비한 재앙으로, 온 애굽 땅이 하룻밤 사이에 눈물바다가 되어 버렸습니다.
애굽에 가서 살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나라에서 국무총리로 출세한 요셉의 후손을 제외하고는 거의 하류층에 속하여, 애굽인들의 압제를 받아 왔습니다. 다시 말해서 애굽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큰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바로가 여간해서 이들을 풀어 줄 리가 만무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비상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이 곧 모든 애굽인 장자들에게 내린 비참한 재앙이었습니다. 즉 하나님께서 천사를 시켜 문설주에 양의 피가 발려 있지 않은 애굽인들의 집 장자들로 하여금 마치 쥐약이라도 먹은 것처럼 전신을 비틀며 아우성을 치다가 참혹하게 죽어가게 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애굽 은 삽시간에 통곡 소리가 하늘에 진동했습니다. 이것은 성경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내가 이상 중에 본 광경을 여러분에게 전하는 것입니다.
그럼 무엇 때문에 자비하신 하나님께서 이렇게 무자비한 재앙을 내렸을까요? 바로의 완악한 마음을 하나님께서 빤히 들여다보시고, 이 정도로 혼내 주지 않으면 이스라엘 백성을 놓아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여기서도 당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정사정을 돌아보지 않는 여호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결국 바로는 이스라엘 백성을 놓아주라는 특명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여호와께서는 모세에게 미리 그 전날 밤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해야 할 일을 지시하고,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너희는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 신을 신고 손에 지팡이를 잡고 무교병을 급히 먹으라.”(출12:11)여호와께서 긴급 명령을 내린 것입니다.
어물어물하다가는 무슨 이변(異變)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었습니다. 무교병이란 누룩을 넣지 않은 빵을 가리킵니다. 여차하면 일시에 뛰쳐나와야 할 판이니, 언제 누룩을 넣어서 빵을 부풀릴 새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으로 직행하려면 블레셋 땅을 지나가야 하며, 그렇게 되면 반드시 이들과 한바탕 큰 싸움이 벌어질 판이라, 하나님은 혹시 당신의 백성들이 겁을 먹고 애굽으로 되돌아갈까봐 모세에게 방향을 바꾸어 홍해에 이르는 광야로 인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리하여 이스라엘 백성을 홍해까지 인도해 놓고는, 바로의 마음을 강퍅케 하여 당신의 선민들을 뒤쫓아 쳐들어가게 했습니다. 그러자 백성들은 모세를 원망하기 시작했습니다. 모세가 괜히 진로를 바꾸어 자기들을 욕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앞길은 바다로 가로막히고 등 뒤에는 바로의 애굽 군사가 쳐들어오니 그럴 만도 합니다. 그러나 여기에도 여호와의 깊은 계략이 숨어있었던 것입니다.
즉 여호와께서는 홍해를 갈라 이런 진퇴유곡의 곤경을 무난히 벗어나게 하는 권능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보여 주어, 당신이 같이 하신다는 산 증거를 제시해서 그들로 하여금 당신을 온전히 믿고 따르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호와의 이러한 기대를 고스란히 저버렸습니다.
즉 조금만 괴로워도 하나님의 사람 모세를 원망하였고, 또 우상을 섬기는 난리를 부렸던 것입니다. 그들이 40년 동안이나 광야를 헤맨 끝에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고 흙에 묻히게 된 이유가 여기 있었습니다.
여호와께서는 당신이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의 압제에서 놓여나게 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그 날부터 한 주일 동안 ‘무교절’이라 해서 무교병을 먹게 하였습니다. 명절이란 으레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겁게 보내는 날인데, 이스라엘 백성들에겐 유월절은 맛없는 음식을 먹고 괴롭게 보내야 하는, 달갑지 않은 날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호와께서는 이 유월절에 이스라엘 백성의 장자를 비롯하여 모든 가축의 첫 새끼에 이르기까지 당신에게 모두 바치게 하여,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당신이 한 일을 기억하게 했습니다. (이것은 물론 하나의 의식으로, 장자를 죽여서 하나님께 제물로 바친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유월절이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여호와께 일종의 세금을 바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이방인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은 규례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접어들어 그 은혜 아래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만 이 규례에 묶여 구속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구속이 아니라 은혜의 멍에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육적으로 역사하시던 구약 시대의 일이지만, 신약 시대에 접어들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영적으로 역사하시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택하신 육적인 이스라엘 백성들을 대한 것처럼, 성령을 부어 택하신 영적인 이스라엘 백성들도 자유의 율법으로 구속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주께서 이모저모로 일일이 살피며 간섭하고 계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