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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12.06본문
Part 03. 은혜의 동산
Chapter 15. 천국에 대하여
우리가 예수를 믿는 것은 요컨대 하늘나라에 적을 두기 위해서입니다. 그럼 우리가 가서 살기를 원하는 하늘나라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사람들은 흔히 하늘나라, 즉 천국, 천국 하지만, 그 천국이 어떻게 생겼는지 잘 모르고 있습니다.
성경에 단편적으로 암시되어있는 그 정도의 지식으로는 천국을 상상하기가 어렵다기보단,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나는 이번 특별 집회 기간에 이 천국에 대하여 제가 이상 중에 목격한 것을 성경에 준하여 몇 가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천국이 어떻게 생겼느냐? 천국은 영계인데, 거기 가서도 음식을 먹고 옷을 입고 집을 갖고 사느냐? 그렇지 않고 거기는 영 만이 맘대로 활개 치는 세상이냐? 그렇다면 천국은 너무 싱겁지 않느냐? ─ 여러분은 천국에 대해 이런 의문을 품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천국은 사실 이러저러하다고 몇 마디 말로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어마어마하게 크고 호화찬란한 곳입니다. 그러므로 이상 중이나마 실제로 가 보지 않고서는 아무리 그럴듯하게 설명하여도 실감이 나지 않을 것입니다.
천국은 바울이 가 본, 이른바 3층천을 가리킵니다. “내가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한 사람을 아노니 14년 전에 그가 셋째 하늘에 이끌려 간 자라. … 내가 이런 사람을 아노니, 그가 낙원으로 이끌려가서 말할 수 없는 말을 들었으니, 사람이 가히 이르지 못할 말이로다.”(고후12:2-4) 본문 말씀을 보면 바울이 목격한 낙원, 곧 천국을 ‘셋째 하늘’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셋째 하늘은 논리상 첫째 하늘과 둘째 하늘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첫째 하늘은 무엇이고, 둘째 하늘은 무엇이겠습니까? 첫째 하늘은 우리가 육안으로 보는 저 파란 하늘이고, 둘째 하늘은 ‘공중 권세를 잡은’ 마귀의 세계입니다. 이런 1, 2, 3층 천의 구분은 실제로 이상 중에 가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계시는 하늘나라와 인간 세상 사이에 마귀의 세계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인간은 하늘나라보다 마귀의 세계가 한결 가까우며, 하늘나라에 가려면 이 세계를 통과해야 합니다. 성경에 ‘하늘 문을 연다.’는 말씀은 이 마귀의 세계에 통로를 마련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야곱이 이상 중에 사닥다리가 하늘 끝까지 닿은 것을 본 것도 하늘 문이 열린 한 광경입니다.(창28:12) 야곱의 눈에는 이 사닥다리를 통하여 천사가 오르내리는 것이 보였는데, 그것은 하나님의 권능에 의해 하늘 문이 열렸기 때문입니다. 이 통로를 통하여 하나님은 지상(地上)과 교류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구약 시대의 일이고, 신약 시대에는 오늘날처럼 보혜사 성령이 연결되면 그것이 바로 사닥다리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성령의 줄기는 마귀의 세력이 건드리지 못합니다.
바울은 육적으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으로 베냐민 지파에 속하며, 로마의 국적을 갖고 외국어에 능통한 지식인이었으며, 영적으로는 은혜가 충만하여 하나님과 대화를 나눈 사람이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교만해질까봐 하나님께서 그의 육체에 가시를 주어 괴롭게 했으므로, 바울은 이것을 ‘사단의 사자’라고 말했습니다.(고후12:7)
다시 말해서 하나님이 바울에게 제재를 가한 것입니다. 이 정도의 바울이라면 그가 영적으로 얼마나 깊은 단계에 들어갔는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셋째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 가려면 이상 중에도 혼자서는 못갑니다. 둘째 하늘, 곧 마귀의 세계를 통과하려면 순탄치 않기 때문에 천사의 안내를 필요로 합니다. 이 마귀의 세계도 여간 어마어마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하나님의 종들은 이 세계를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영적인 사령관이 아니므로 하나님께서 상세히 알릴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세계와는 달리 마귀의 세계를 돌아보려면 이상 중에도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천국은 우리의 빈약한 상상력으로는 도저히 헤아릴 길이 없는 규모와 조직을 갖추고 있으며, 말할 수 없이 아름답고 풍족하고 복된 곳입니다. 오늘날 이 세상에는 나라가 150개가량 되며, 따라서 왕(국가 원수)도 150명쯤 되지만, 그 나라는 왕의 수만 해도 자그마치 14만 4천이나 됩니다. 이것 하나만 보아도 얼마나 엄청난 세계인가를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천국 백성들의 생활은 어떠한가? 천국은 영의 세계이므로 언뜻 생각하면 단조로울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 세계에서도 음식을 먹고 옷을 입고 집에서 삽니다.
다만 그 음식은 맛만 기막히게 느낄 뿐, 소화하거나 배설하는 일이 없고, 그 옷은 우리가 입는 모직이나 나일론과 같은 그런 더러움을 타는 옷이 아니며, 집도 우리네의 그것과는 물론 다릅니다. 그런데 집이 있으니 문도 없을 수 없습니다.
‘문 하나씩 들어가서 천사와 같이 살리라.’는 찬송가 그대로입니다. 그 나라는 육적으로 표현하면 금은보화에 싸여 호화롭고, 무지갯빛으로 찬란한 곳이며, 하나님의 광휘로 말미암아 그림자도 볼 수 없습니다. 바울은 하늘나라에 가서 이런 광경을 보았으나, 한껏 갔다 왔다는 것만, 그것도 14년이 지난 후에 입 밖에 내었을 뿐, 그 광경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발설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생각해 보십시오. 14년 동안이나 별러 오다가 한껏 한다는 소리가 하늘나라에 가 봤다는 말 한마디뿐이고, 그 하늘나라가 어떻더라는 소리는 전혀 비추지도 않았으니, 이런 싱거운 보고가 어디 있겠습니까? 여기에는 곡절이 있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부활하신 후에 베드로에게 순교할 것을 예고했을 때, 베드로가 사도 요한의 장래에 대해 물었더니 주님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내가 올 때까지 그를 머물게 하고자 할지라도 네게 무슨 상관이냐? 너는 나를 따르라.”(요 21:22) 여기 “내가 올 때까지”란 주님의 재림을 의미하며, “그를 머물게 하고자 한다.”는 말은 그가 할 일이 따로 있음을, 다시 말해서 그에게 특별한 임무를 맡길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 암시는 밧모 섬에 귀양 간 요한에게 이상을 보여 계시록을 쓰게 한 것으로 표면화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주님은 이미 사도 요한을 택하여 바울이 알고 있는 것과 비슷한 하늘나라의 모습을 보여 주기로 예정했으므로 중복을 피하기 위해 바울에게 입을 봉하도록 지시한 것입니다. 바울이 하늘나라의 광경을 일체 말하지 않은 것은 이 때문입니다.
나도 바울과 같이 이상 중에 안내를 받아 셋째 하늘에 간 적이 있습니다. 몸이 공중에 뜨면서 땅이 점점 멀어지더니 이윽고 별들이 반짝이는 첫째 하늘을 지나, 무수한 마귀 떼들이 사는 둘째 하늘을 뚫고, 눈부신 하나님의 보좌 앞으로 갔습니다.
이때에 하나님께서 앞으로 이루어질 일에 대해 말씀하신 내용은 이 자리에서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오늘날 주께서 나에게 보여 주시는 이상의 내용은 시대적인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사도 요한이 본 것과 다른 점이 많지만, 긴밀한 관련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앞으로 될 일에 대해 사도 요한에게 보여 준 것을 해명해야 할 처지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당신의 종에게 사명을 맡길 때, 솔로몬에게 “내가 네게 무엇을 줄꼬? 너는 구하라.”(왕상3:5)고 한 것처럼, 반드시 언약을 맺고 일을 시작하며, 그 언약을 피차에 지키게 되어 있습니다.
오늘날 하늘에서는 주께서 하나님의 모든 권한을 대행하고 계십니다. 이 권한은 하늘나라가 이루어질 때까지 잠정적으로 주님이 행사하시는 것입니다.(고전15:24, 계19:6 참조) 그러니까 하나님은 뒤로 한 발 물러서 계시는 편입니다.
이것은 우리로서는 바람직한 일이기도 합니다. 주님은 우리와 같이 육을 입고 몸소 땀을 흘려 생계를 꾸려 간 적도 있어, 우리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우리의 처지를 호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