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 Part 03 - Chapter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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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2.15
[4권] Part 03 - Chapter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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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03. 은혜의 동산   

Chapter 20. 오병이어


세상에서 성경만큼 오묘한 책은 없을 것입니다. 아니 오묘할 정도가 아니라, 인류에게 성경이 주어졌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이적이라고 하겠습니다. 인간의 머리로는 백 번 죽어도 그런 책을 쓸 수 없으니 말입니다. 그것은 실로 성령의 힘을 덧입어 쓰인 책으로,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인류에 대한 하나님의 은혜를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실로 우리 손에 성경이 있는 한 우리는 절망할 수 없습니다. 거기 죽음에서 벗어나는 처방이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많은 지식인들이 절망을 호소하지만, 이들은 성경을 떠나서 진리를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하긴 성경은 아무나 읽어서 알 수 없는 성질의 책입니다. 무슨 말씀이냐면, 성경은 유식하다고 잘 알거나, 무식하다고 모르는 그런 책이 아니라, 성경을 읽는 지식이 따로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분이 한번 시험해 보아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친지들 중에는 유식한 분들이 더러 있을 것입니다. 그분들하고 성경 구절을 놓고 이야기해 보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그들이 얼마나 성경에 어두운가를 분명히 알게 될 것이며, 여러분 자신은 그분들이 미처 모르고 있는 것을 안다는 자의식(自意識)을 뚜렷이 갖고, 하나님께 더욱 감사하게 될 것입니다. 성경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은혜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경을 읽고 소화하지 못하는 대목은 주로 이적, 기사에 있습니다. 즉 성경에는 사람의 맑은 정신으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기이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러니 읽다가도 걸리고, 걸리니까 내동댕이치기 쉬운 것입니다. 신약에 나오는 오병이어의 이적도 소화하기 어려운 이야기라고 하겠습니다.

 

하루는 주님이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들에서 많은 환자들의 병을 고치다가 날이 저물게 되었습니다. 제자들이 주님께 물었습니다. “이 사람들이 배가 고플 텐데 어떡할까요? 마을에 가서 저녁을 사 먹게 하고 나서, 다시 말씀을 시작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요.”

 

그럴 것 없이 너희가 먹을 것을 좀 주면 되지 않느냐?” 주님이 대답했습니다. 그때 모인 사람들은 여자와 아이 외에 약 5천 명쯤 되었습니다. 제자들은 어이가 없어서 반문했습니다.

아니, 우리가 어떻게 이 많은 사람들에게 식사 대접을 할 수 있습니까? 지금 갖고 있는 것이라고는 떡 다섯 덩어리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없는데요.”

그걸 이리 가져오너라.”

 

주님은 제자들로부터 이것을 받고 무리들에게 자리를 정돈하게 하시더니,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놓고 축복 기도를 마치고 제자들에게 나눠주라고 일렀습니다. 제자들은 어안이 벙벙했으나, 좌우간 주님이 시키시는 대로 사람들에게 떡과 물고기를 조금씩 떼어 나눠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바로 기이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 떡과 물고기를 나눠 받은 사람은 그것이 손에 닿자마자 한 개가 두 개가 되어 자기 혼자 먹기에는 배가 모자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웃 사람에게 나눠주었는데, 그 이웃 사람도 떡과 물고기를 받은 즉시 또 한 개가 두 개로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다시 자기 이웃에 나눠주고. 이리하여 떡 다섯 덩어리와 물고기 두 마리는 모인 사람들의 배를 채우고도 열두 광주리나 남게 되었던 것입니다.

 

오병이어의 이적은 문자 그대로 이적이므로 과학적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 세상은 과학으로 흑백을 가리기에는 너무나 복잡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리(事理)를 분간할때 언제나 이런 신비적, 또는 영적인 분야를 인정하는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이 오병이어보다 규모는 작지만 비슷한 예를 엘리야에게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즉 엘리야가 과부에게 축복하여 준 밀가루 통과 기름병이 언제나 가득 차 있었던 이적 말입니다.(왕상17:1416)

 

주님은 그야말로 돌덩이를 떡으로 만든 거나 다름없는 기적을 행하신 것입니다. 그러니까, 주께서 마귀 앞에서는 거부한 일을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입증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해 보인 것입니다. 한편 마귀는 이것을 눈여겨보고 주님을 죽여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굳혔습니다. 이 일은 물론 마귀가 직접 나서지 않고 사람을 내세워하게 마련입니다.

 

주께서 축복한 떡과 물고기를 배불리 먹은 수많은 사람들은 주님이 하나님의 아들이 틀림없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까지는 좋은데, 엉뚱한 생각을 품게 되었습니다. 즉 주님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추대하려고 한 것입니다.

 

이런 분이 왕이 되면 우선 굶어 죽을 염려는 없겠다는 속셈에서였습니다. 주님을 육적으로만 보았던 것입니다. 이들이 후에 주께서 나는 산 떡이니,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라.”(6:51)는 영적인 말씀을 던지자 모두 떨어져 나간 것도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주님은 이 오병이어의 기적을 두 번 밖에 행하지 않았습니다. 자주 행하면 백성들을 게으름뱅이로 만들 우려가 있을 뿐더러, 이런 물질적인 혜택은 가장 낮은 차원의 축복이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하실 일이 백성들에게 떡이나 물고기를 먹여 주는 것이라는 인식을 준다면 그야말로 큰일입니다.

 

주께서 백성들에게 이런 물질적인 혜택을 준 것은 어디까지나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보여주기 위해서이지, 그런 물질적인 혜택을 주기 위해 이 땅에 오신 것은 아닙니다. 이것을 혼동하여 주객(主客)이 전도되면 물질의 축복을 받기 위해 예수를 믿는 무당식 신앙이 되기 쉽습니다.

 

주께서 맨 처음에 행한 이적은 물을 술로 만든 것이었습니다. 즉 술독에 부을 때에는 물이었으나, 뜰 때에는 포도주로 변해 있었습니다. 생수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을 때에는 물이지만 뜰 때에는 이미 생수로 변해 있는 것입니다.

 

내가 생명수 샘물로 목마른 자에게 값없이 주리니, 이기는 자는 이것을 유업으로 얻으리라.”(21:6-7)는 성경 말씀이 그대로 응해져서 여러분은 그 생수를 마시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이 생수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또 얼마나 감사하고 있습니까?

 

이 생수로 시퍼렇게 멍들고 빳빳이 굳은 시체가 아름답게 노골노골 변하는 놀라운 사실을 보고도 여러분은 이제 예사로 여기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여러분은 만성이 된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 만성병을 경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