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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9.01본문
Part 04. 좁은 문을 두드려라
Chapter 38. '에덴호'의 새 출범에 즈음하여
- 첫 성전을 마련하고 -
우리의 역사가 시작된 지 어느덧 4년째 접어들었습니다. 그 동안 우리들은 셋방살이를 하면서 전전해 오다가, 이곳 용두동(龍頭洞) 마루턱, 유서 깊은 사범대학 자리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주께서는 이런 불우한 처지에도 우리와 같이하시면서 그때그때 어려운 고비를 무난히 넘기게 해 주셨습니다.
이 성전 자리만 하더라도 구입하는데 어려운 조건이 많았지만, 주님의 축복으로 이렇게 아담한 성전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교통도 편리하고 찾기도 쉬운, 그야말로 명당자리입니다.
성전 짓는 것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지시에 따라 무작정 일을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재산은 큰 역사를 이루도록 땅에서 소금의 직분을 다하려는 뜨거운 사명감 하나뿐이었습니다. 이것을 위해 우리는 기도하고 분주히 뛰었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하시는 일입니다.
미리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짜서 저축을 해 두었다가 적당한 시기에 일을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에서 열까지, 하나님의 지시에 의해 그때그때 움직여 왔습니다. 그렇게 하면 사람의 생각으로는 안 될 것 같은 일도 됩니다. 또 그래야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우리가 성전 공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 11월 5일이었습니다. 엄동을 코앞에 두고 연건평 200형의 큰 건물을 지으려고 착수한다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무리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다만 주의 뜻대로 이루어질 것을 믿고, 일을 밀고 나아갔던 것입니다. 그 결과는 여러분이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이 성전 건축은 기적의 연속이었습니다. 심지어 하늘에서 날씨까지 조종하여 공사를 무난히 마치게 해 주셨습니다. 그렇지 않고 당초의 기상 예보대로 12월에 접어들면서 날씨가 영하 10도를 오르내렸더라면 일은 일대로 낭패하고, 성전을 지으라는 하나님의지시는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12월의 날씨는 우리가 성전의 외부 공사를 마치는 25일까지 계속 따뜻했던 것입니다.
여러분, 이것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닙니다. 그리고 그 동안 공사를 담당한 분들은 날마다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밤중까지 일해 왔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일이라면 아무도 견디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 강행군을 했는데도 별로 지치지 않고, 오히려 기운이 더욱 샘솟듯 하는 가운데 손가락 하나 다치지 않고 일해 온 것은 주께서 지켜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 역사 뒤에는 언제나 인치는 천사와 제단을 주관하는 천사 및 성전을 주관하는 천사가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 성전을 위해 일선에서 땀 흘린 일꾼들은 물론, 뒤에서 헌금하시느라고 무거운 짐을 지신 분, 기도해 주신 분, 그밖에 여러 모로 걱정해 주신 분들의 노고는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야말로 피와 땀으로 이 성전을 지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 성전은 성령의 감동으로 정성과 마음과 뜻을 다하여 맺은 하나의 결실이라고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너나없이 힘에 겨운 짐을 지고 당분간 상당히 시달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과히 염려할 것 없습니다. 주께서 반드시 길을 열어 주시게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의 당면한 어려움은 은혜 가운데 견디고 또 해결해 나갈 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노고에 반드시 보답해 주실 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것을 미리 지나치게 기대하고 하나님의 일을 하면 장삿속처럼 되어 버릴 우려가 있지만, 우리가 하나님의 뜻에 따라 무거운 십자가를 졌을 때 주께서 힘이 되어 주시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새 성전의 단상을 통하여 내리는 은혜도 한결 다를 것입니다.
그것은 하늘에서 여러분에게 내리는 보상입니다. 옛날부터 하나님과 그 백성들 사이에는 그런 함수(函數)관계가 있었습니다. 즉 그 백성들이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면 축복을 내리고, 거역하면 재앙이 임하게 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기본 방침은 성령으로 다스리는 오늘에 와서도 원칙적으로 다를 것이 없습니다. 교회나 개인을 막론하고 하나님께 충성을 다했을 때에는 반드시 응분의 은총을 받게 마련이지만, 하나님의 뜻에 어긋났을 때에는 조만간 축복이 끊기게 마련입니다.
여러분은 다행히 듣는 귀와 보는 눈이 있어 성전 건축에도 한 덩어리로 뭉쳐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주께서 여러분에게 성령을 분별하는 지각을 주시고 소임을 다하려는 감동(분발심)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즉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눈과 귀에 인을 치신 것입니다.
그리하여 남들이 듣지 못하는 귀한 복음을 듣고, 남들이 알지 못하는 하나님의 경륜과 섭리가 무엇인지 알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자고해서는 안 됩니다. 언제나 새로 출발하는 심정으로 하루하루 마귀와 싸울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말씀하고 계십니다.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적 일을 생각하지 말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 내가 사막에 강들을 내어 내 백성, 나의 택한 자로 마시게 할 것임이라.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의 찬송을 부르게 하려 함이니라.”(사43:18-21)
1976년은 이미 지나갔습니다. 우리는 어제를 돌아보지 말고, 내일을 바라볼 것도 없이, 오늘, 지금 하나님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습니다. 누구를 막론하고, 멈추면 죽고 전진하면 삽니다. 십자가의 군병은 어떤 비바람이 몰아쳐도 딛고 넘어서고 또 넘어서야 합니다. 앞으로 이보다 백 배 더 큰 성전을 짓더라도 이 첫 성전을 지을 때의 뜨거운 성원이 식어서는 안 됩니다.
내 집이 소중한 줄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데, 성전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 내 집은 잘 꾸미고 성전은 엉성하게 꾸민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는 누가 봐도 아름답고 깨끗한 성전을 만들어, 지나가는 사람도 한번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새해 77년은 전도의 해입니다. 앞으로 이 성전을 통하여 길 잃은 사람이 길을 찾고, 죽어 가던 생명이 되살아나는, 놀라운 역사가 더욱 크게 일어나야겠습니다. 우리의 이 성전은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지시하여 짓게 한 성전보다도 더 소중합니다.
비록 호화 찬란하지는 못할지라도 그 맡은 소임은 솔로몬의 성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습니다. 이 성전에 발을 들여놓고 이 단상을 통해 터져나오는 말씀을 듣고 생명수를 마실 때, 그 심령은 살아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