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정보
DATE. 2022.11.03본문
Part 01. 흰 돌의 증언
Chapter 7. 인간은 죽어서 어디로 가나?
“만일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바라는 것이 다만 금생(今生)뿐이면 다른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가 더욱 불쌍한 자리라.”(고전15:19) 에덴성회가 문을 연지도 어느덧 3년째가 되어, 잊지 못할 회고담도 하나 둘 늘어가며, 우리의 교세(敎勢)는 안으로 더욱 공고히 다져지고 밖으로 점점 멀리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얼마 있으면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곧 나이 하나를 더 먹게 됩니다.
내가 처음으로 단에 선 것이 서른 세 살 때였는데, 내일 모레면 서른 여섯, 참 세월이 빠릅니다. 그 동안 나는 무척 늙었습니다. 3년 전에는 미남이라는 소리도 더러 들었는데, 저번에 거리에서 3년 만에 친구를 만났더니 깜짝 놀라면서, 왜 그렇게 늙었느냐고 하지 않겠습니까? 집에 와서 거울을 유심히 들여다보니 과연 눈언저리에 잔주름이 잡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육을 가졌으니 늙어갈 수밖에. 그러니 난들 어떡합니까? 그래도 나는 아직 젊은 축에 속하지만,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분, 특히 할머니나 할아버지들은 인생의 무상함을 얼마나 절실히 느끼시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인생은 무상한 것입니다. 죽음은 시시각각으로 우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몰래 탄식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이 죽음의 밥이 되곤 했습니다. 많은 철학자들은 관념(사상)으로 이 죽음에 도전하고, 시인은 시를 방패로 하여 죽음에 항거하였으나, 결국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 죽음 앞에 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그럼 인간은 죽음 앞에 영원히 무릎을 꿇어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손에는 이 죽음을 능히 이길 수 있는 무기가 주어져 있습니다. 주께서 흘려주신 피의 철장이 바로 그 무기입니다. 주님은 당신을 가리켜 ‘문’이라고 말씀하시고,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결단코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없다.”(요10:9)고 단정했습니다.
신앙이란 어떤 상상이나 관념이 아니라, 하나의 실상(實狀)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믿음 가운데 보지 못하는 것의 증거를 잡아야 하며, 또 잡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어떻게 그 고된 신앙생활을 할 수 있겠습니까? 바울이 내세를 믿어 의심치 않는 것도 분명한 증거를 잡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헐벗고 굶주리는 것을 개의치 않았으며, 매 맞고 감옥에 갇히는 환난을 달게 받았던 것입니다. 그는 이런 핍박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주의 빛을 드러낸 인격자요, 기독교의 체계를 세운 대 신학자였습니다. 곳곳에서 교인들이 그를 천사나 그리스도처럼 영접한 것도 있을 법한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예수를 잘 믿어 ‘죽어도 죽지 않는다.’는 분명한 증거를 얻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지만,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느냐 하는 것도 분명히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대개 예수를 잘 믿다가 죽으면 금방 천당에 가고, 믿지 않은 죄인은 지옥에 떨어지는 것으로 막연히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누구를 막론하고 육은 흙으로 돌아가고 혼은 심판 때까지 대기하게 되는데, 이 대기하는 곳이 바로 지성소와 음부입니다. 오늘날 심령 과학은 사람이 죽으면 혼이 육체에서 떠나는 것까지는 특수한 장치를 한 사진기로 촬영한다고 하나, 다음에 그 혼이 어디로 가는지는 알 길이 없는 것입니다.
지성소에는 주의 아내가 될 의인들이, 음부에는 심판을 받을 죄인들이 대기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순교자는 이 지성소에서 대기하고 있으며,(계6:10 참조) 믿는 자들 중에서 주의 피로 온전히 씻음을 받지 못했거나, 주를 모르고 살아온 불신자는 음부에 가서 심판 때를 기다리게 됩니다.(계20:12)
여러분 중에는, 주께서 십자가 위에 함께 달려 주님을 증거한 강도에게,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눅23:43)고 하신 말씀을 인용하여, 죽으면 바로 천국에 간다고 반박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여기 ‘낙원에 있으리라’는 말은 구원을 얻어 천국에 가게 된다는 의미이며 ‘오늘’은 오늘 중으로라는 뜻이 아니라, ‘오늘 처형되어’라는 날짜에 악센트(역점)를 두고 하신 말씀입니다. 낙원, 즉 천국은 최후의 심판 이후에 들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음부와 무저갱은 다릅니다. 음부는 인간이 죽어서 심판할 때까지 갇혀 기다리는 곳이고, 무저갱은 천사가 마귀를 잡아 가두는 곳입니다.(눅8:31, 계20:3-참조) 지금은 마귀의 세상이라 저들이 세도를 부리지만, 하늘의 군대가 다 편성되면 저들을 무저갱 속에 던져 잠그고 세상을 다시는 미혹하지 못하게 합니다.(계20:3)
그 후 천년이 지나서 그들이 잠시, 한 때, 두 때, 반 때를 득세했다가 모조리 박멸당한 후에 심판이 이루어져야 천국과 지옥이 생기게 되며, 그때 비로소 의인과 죄인이 갈리게 됩니다.
이것은 하나님과 마귀의 싸움에서 정한 하나의 룰(규례)이므로 우리는 이에 대해 가타부타 이의를 제기할 수 없으며, 또 제기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아무튼 모두가 여호와께서 하시는 일이라, 그대로 이루어지게 될 것입니다.
주의 아내가 되지 못한 신도나 숫제 주님을 등지고 살아온 죄인을 음부에 가둬 두는 것은 이들의 영을 그대로 세상에 돌아다니게 하면 자기와 가까운 자에게 들어가 마음대로 조종하여 세상이 매우 혼란스러워지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죽은 자가 꿈에 나타나 말을 하기도 하므로 그 영혼이 세상에 남아 있는 줄 알기 쉽지만, 이것은 그가 살아 있을 때 세상에서 그를 주관하던 마귀가 나타나서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죽은 자에게 제사를 지내면 이 마귀가 와서 그 제사를 받습니다. 그래서 제사 음식을 먹지 말라는 것입니다.(시106:28) 여러분은 세상을 떠나면 거의 다 일단 음부에 들어가게 됩니다.
내가 ‘거의 다’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예외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예외는 주의 피로 깨끗이 씻긴 사람은 지성소에 갈 수 있는 길이 열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길은 “천국은 침노하는 자가 빼앗는다.”(마11:12)는 주님의 말씀과 긴밀한 관련이 있습니다. 믿음이 하늘의 선물이라고 하더라도 결코 힘써 천국을 빼앗으려는 인간의 노력이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