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권] Part 04 - Chapter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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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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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04. 우리도 이기리

Chapter 22. 요나와 니느웨 성

 

요나는 아밋대의 아들로, 교권을 쥔 권력자의 가문에 태어났으나 인간됨은 선지자로 등용할 만한 그릇이 못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의 종교적 배경이나 학식을 고려하여 죄악이 들끓는 이방의 도성 니느웨에 보내는 선지자로 택했습니다.

 

애굽 임금이나 고관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궁중 생활을 하면서 미리 범절과 안면을 익힌 모세가 적임자였듯이, 이방의 도성 니느웨에 가서 하나님의 뜻을 전하려면 요나 정도의 여건은 갖춰야 했던 것입니다.

 

만일 이 경우에 하나님께서 일개 평민인 무명인사(無名人士)를 택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니느웨 성에서는 숫제 미친놈으로 취급하여 내쫓아 버렸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은 당신의 종을 택할 때 여러 가지 면을 참작하여 당신이 하시고자 하는 일에 차질이 없도록 하십니다.

 

니느웨 성은 앗수르(Asshur)의 수도로 오늘날 그 폐허에서 궁전터가 발굴되었습니다. 높이가 30미터나 되는 성이 정사방형으로 에워싸여 있고 인구가 수십만이 넘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발굴된 비문(碑文)은 당시의 문화를 전해주는 좋은 자료가 되어 있습니다.

 

니느웨는 영걸(英傑) 니므롯이 여러 조무래기 나라를 통합하여 앗수르를 창건하고 수도로 세운 도성입니다.(10:10) 앗수르인은 싸움을 잘 하여 패권을 잡게 되었으나, 국토가 거의 다 산악지대라 생활이 궁색한데다가 지능도 뒤떨어져 문화는 별로 볼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악이 팽배한 니느웨 성을 하나님께서 40일 후에 쓸어버린다는 무시무시한 소식을 전하는 사명을 맡은 선지자가 곧 요나였습니다.

 

이것은 하나의 특례(特例)가 아닐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당신의 백성을 상대하여 역사하는 것이 상례(常例)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무엇 때문에 하나님은 이방인의 도성 니느웨에 당신의 종을 보냈을까요? 니느웨 성은 당시에 이방인들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들도 많이 어울려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이 도성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지시를 받은 요나는 하나님께서 회개하는 니느웨를 용서하시고 벌을 내리지 않으실 것으로 생각했습니다.(4:2) 그렇게 되면 선지자로서 자신의 위신은 엉망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나는 여호와의 명령을 회피하려고 꾀를 부렸습니다. 그것은 멀리 다시스로 도망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타고 남들의 눈을 피해 배의 맨 밑바닥에 가서 납작 엎드렸습니다.

 

살아 계신 하나님께서 이 광경을 내려다보시고 그냥 둘 리가 만무합니다. 곧 큰 풍랑을 일으켜 배를 송두리째 삼켜 버릴 기세였습니다. 선장을 비롯하여 선원과 선객들은 갑자기 밀어닥치는 거센 물결에 질겁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그리하여 저마다 신봉하는 신을 부르며 살려달라고 애원했습니다. 자고로 배 타는 사람 치고 신을 섬기지 않는 자가 없습니다.

 

당시에 이 배를 함께 탄 사람들은 대체로 다신교(多神敎), 즉 해와 달과 별 등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잡신을 섬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아무리 발버둥을 치면서 이들 신을 불러도 풍랑은 조금도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선장은 하도 다급하여 마지막으로 배 밑에 누워 있는 요나에게 가서 물었습니다.

 

당신은 무슨 신을 믿고 있소?”

여호와 하나님을 믿고 있소.”

그럼 그 하나님께 이 풍랑을 좀 가라앉혀 주십사 하고 호소해 보시오. 혹시 하나님이 우리 목숨을 건져둘지 모르니까.”

 

이때 다른 선객들도 배 밑창에 내려와 이 재앙이 누구 때문인지 알고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제비를 뽑았는데 요나 때문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들은 요나에게 이렇게 갑작스레 풍랑이 밀어 닥치는 까닭을 물었습니다. 요나는 그제야 자기 신분을 밝히고, 자기가 여차저차해서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도망쳤기 때문이 형벌이 내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두려워 떨면서 다시 물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이 풍랑을 가라앉힐 수 있겠소?”

나를 들어 바다에 던지시오!”

요나는 이미 저지른 죗값으로 죽기를 각오했던 것입니다. 선장과 선객들은 이 뜻밖의 대답에 어리둥절했습니다. 요나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즉 애꿎은 사람을 고기밥이 되게 했다가 풍랑이 더욱 심해질지, 아니면 정말 이 풍랑이 요나 때문에 일어난 것이므로 그를 산 제물로 바치면 하나님이 노여움을 풀어 풍랑이 잠잠할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갈피를 잡을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여 무작정 육지를 향해 배를 저어나갔으나 풍랑은 더욱 거세게 휘몰아쳤습니다. 그래서 이거 안되겠구나 싶어 용단을 내려 요나를 들어 바다 물에 집어던졌습니다. 그러자 풍랑은 금세 가라앉아 버렸습니다. 사람들은 크게 놀라 여호와를 두려워하며 섬기게 되었습니다.

 

요나는 자기를 하나님께 제물로 드리고 사람들을 하나님 앞으로 인도한 것입니다. 이런 요나를 하나님께서 버려둘 리가 만무합니다. 하나님은 큰 물고기를 예비해 두었다가 요나를 삼킨 지 3일만에 육지에 토해내게 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으로부터 요나에게 다시 지시가 왔습니다.

 

그것은 역시 니느웨 성에 가서 하나님이 40일 후에 쓸어버리기로 작정했다는 소식을 전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요나는 한 번 하나님의 지시를 어겼다가 크게 혼났으므로 이번에는 고분고분 순종하여 니느웨의 거리거리를 누비면서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여러분, 내 말을 잘 들으시오! 여러분은 하나님의 노여움을 사서 40일 후면 이 성이 무너지게 됩니다!”

 

백성들은 깜짝 놀라 요나가 어디서 온 누구냐고 캐어물었습니다. 요나는 자기 신분을 밝히고, 하나님의 지시를 받고 나서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경위에 대해 죽 설명했습니다. 그리하여 저마다 굵은 베옷을 입고 금식하며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애원했습니다. 그것은 죽음을 눈앞에 둔 인간의 목멘 부르짖음이었습니다.

 

이윽고 이 소문이 왕의 귀에까지도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왕은 요나의 신분과 그 동안 일어난 일이며 백성들의 동태로 미루어보아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백성에게 각자 죄를 뉘우치라는 특명을 내렸습니다.

 

그리하여 니느웨 성은 삽시간에 시민들이 죄를 회개하고 애통하며 흘리는 눈물로 거리거리를 적시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이것을 내려다보고 저들의 죄를 사하시고, 내리려던 재앙을 철회했습니다.(3:10)

 

여러분, 우리가 이 요나의 행적(行績)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겠습니까? 그것은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 첫째로 하나님께서 징계하실 경우에 회개할 일정한 기간을 주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부여한 자유의사에 의해 뉘우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하나님은 당신께서 보내신 종의 말을 받아들이면 귀히 보시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진노하신다는 것입니다. 셋째로 진심으로 회개할 때 하나님은 작정하신 계획도 취소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다스리는 일관된 기본 태도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이것을 평소에 명심해야합니다.